요르단에 완벽하게 눌리며 사상 첫 패배
잦은 패스 실수와 수비 실수로 무너져
김민재 빈자리 커…6경기 무려 10실점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4.2.7 연합뉴스
클린스만호가 요르단에 충격적 패배를 당하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멈췄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거푸 정상을 밟았던 한국은 이후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는 흑역사를 이어갔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빅리거가 다수 포진해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았으나 결국 실패로 끝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0골이나 내줄 정도로 수비에 큰 문제를 드러냈다. 이날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김민재의 빈자리가 너무 커 보였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9월 웨일스와 평가전부터 이어온 무패 행진을 12경기(8승4무)에서 끝냈다. 요르단에는 사상 첫 패배를 당하며 상대 전적 3승3무1패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 대회 결승에 오른 요르단은 8일 오전 0시 열리는 이란-카타르 경기 승자와 오는 11일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23위, 요르단은 87위였지만 이날 경기 양상은 요르단이 23위, 한국이 87위 같았다. 한국은 경기 시작과 함께 요르단의 공세에 휩쓸렸다. 요르단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묵직한 중거리 슛 2방 포함 3개의 슈팅을 날리며 분위기를 잡아갔다.
한국은 전반 18분 누라 알라와브데가 역습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 전반 42분 야잔 알나이마트가 한국 박스를 휘저으며 왼발로 때린 슈팅을 모두 조현우(울산 HD)가 선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한 뒤 착찹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 전체 슈팅 수에서 7-17로 요르단에 뒤졌다. 한국은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요르단은 7개가 유효 슈팅이었다. 한국은 16강전과 8강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가 후반 막판 잠그는 축구를 하는 틈을 타 공세를 퍼부었으나 이날 요르단은 끝까지 선을 올려 압박했고, 그러자 한국은 제대로 된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19분 정승현(울산)의 롱볼을 받아 뒷공간으로 침투한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 머리를 넘기는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10분 뒤에는 황희찬과 패스를 주고받은 설영우(울산)가 박스 측면으로 침투하며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내는가 싶었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설영우가 상대의 발을 밟은 것으로 판단됐다. 한국은 전반 32분 황인범의 크로스에 이은 이재성의 헤더가 오른쪽 골대를 맞은 게 가장 위협적이었던 장면이었다. 한국은 전반에 이강인이 2차례, 이재성과 황인범이 각각 1차례 슈팅을 기록했다.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 실패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4.2.7 연합뉴스
한국은 후반 15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조규성의 헤더가 후반 첫 슈팅이었다. 하지만 이후 좀처럼 요르단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하고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가 후반 21분 또 실수하며 추가 골을 내줬다. 상대 진영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상대 압박에 공을 빼앗기며 역습을 당했다. 알타마리가 50여m를 종횡무진 드리블을 한 뒤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갈랐다.
총공세를 펼쳐 흐름을 바꿔야 할 상황인데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 카드를 아끼다가 후반 36분에 이르러서야 황희찬과 이재성 대신 양현준(셀틱)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투입했다. 후반 41분 설영우가 두 번째 슈팅을 날렸다. 한국은 후반 43분 문전으로 돌파해 들어간 조규성이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는 듯했으나 심판은 조규성의 다이빙으로 판단, 옐로 카드를 내밀었다. 후반 추가시간 조규성과 정우영이 슈팅을 보탰으나 상대 수비에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