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개혁 주도한 40대 젊은 기수
부패 추문으로 위상이 추락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새로운 수장으로 뽑힌 잔니 인판티노(46) 회장은 2000년 유럽축구연맹(UEFA)에 입사해 2009년 10월부터 사무총장을 맡으며 UEFA의 외적 성장을 주도한 살림꾼이다.1970년 3월 스위스 브리그에서 태어난 인판티노 회장은 스위스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법률을 전공한 이탈리아계 스위스인 변호사로 4개국어(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에 능통하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2중 국적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선수 출신이 아닌 만큼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다소 낯선 얼굴이다.
그는 지난해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이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으로부터 200만 스위스프랑(약 25억원)을 받은 혐의로 자격정지 6년을 받고 사실상 축구계에서 퇴출되자 UEFA의 1인자로 전면에 나서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애초 플라티니 회장이 FIFA 회장 선거에 도전하려고 했지만 징계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인판티노 회장은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얼굴로 인정을 받아 지난해 10월 UEFA 집행위원회의 지지 속에 이번 FIFA 회장 선거에 나서 ‘축구 대통령’으로 당당히 뽑혔다.
‘플라티니의 오른팔’이라는 지적도 받아왔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UEFA 사무총장으로 유럽 축구 개혁에 힘을 쏟았다.
유럽 구단들이 선수를 영입할 때 수입보다 많은 돈을 지출하지 못하도록 못을 박은 ‘재정적 페어플레이 룰(Financial Fair Play policy)’을 비롯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본선 참가국을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린 것도 인판티노의 작품이다.
여기에 유럽 국가들이 A매치 데이 때 경쟁력 있는 경기를 하도록 국가간 리그전인 UEFA 네이션스리그를 2018년부터 도입하고 유로2020을 유럽의 13개국에서 분산 개최하기로 하는 등 UEFA 개혁의 선봉에서 일했다.
다만 FFP 룰 때문에 수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유럽의 하위 클럽들이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자구단들의 유럽축구 지배를 고착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FIFA 회장 선거에서 월드컵 본선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늘리고, 비슷한 지역의 국가들이 뭉쳐서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 방안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더불어 209개 FIFA 회원국에 500만 달러(약 62억원)씩 매년 지원하고, 대륙별 연맹에는 4천만 달러(494억원)씩 주겠다는 선심성 공약도 함께 내놓아 상대 후보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투표권을 가진 각국 축구협회장들은 인판티노의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