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연봉 공개는 각 구단의 재정 건전화를 돕고 자립 기반 구축을 위한 작업의 토대입니다.”(프로축구연맹), “연봉 공개는 투자 위축을 불러와 인기 하락의 결과를 초래할 겁니다.”(프로구단 관계자)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이 일부 구단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 클래식(11개팀·상무 제외)과 챌린지(9개팀·경찰청 제외) 구단 소속 선수들의 연봉을 17일 공개했다.
이번 자료를 보면 전북 현대가 1인당 평균 3억3천7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지난해 1위였던 수원 삼성이 2억9천만원으로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물러났다. 이어 울산 현대(2억3천300만원)와 FC서울(2억1천4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지난해 공개한 연봉 자료에는 외국인 선수 내역이 빠졌지만 올해에는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해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보다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선수들 연봉의 속살이 지난해 처음 드러나면서 프로축구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몰아쳤다.
많은 돈을 투자하고 제대로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일부 기업형 구단들은 모기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지면서 선수 유지와 영입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결국 주요 선수들의 몸값을 제대로 맞춰주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들 선수의 해외 진출이 이어졌다.
특히 중국 프로축구시장이 급팽창하면서 K리그 간판스타들이 줄줄이 중국 구단으로 연쇄 이동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구단은 ‘스타 없이 관중 없다’는 논리로 프로연맹의 연봉 공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연맹은 ‘선수 연봉 비공개’와 ‘부정확한 관중 집계’가 K리그 발전을 저해하는 2대 요소로 지목하고 체질 개선을 위해선 연봉 공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의 연봉과 이적료가 치솟으면서 구단 예산에서 선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K리그 자체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돈줄’이 확실한 기업형 구단의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재정적으로 불리한 시·도민 구단의 상태는 취약하다.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재창단된 성남FC를 제외한 6개 시민구단 가운데 5곳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자산총계보다 부채총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특히 인천 유나이티드는 자산총계 33억7천만원에 부채총계 135억2천만원으로 자본총계가 -101억원에 달해 파산의 위협까지 느낄 정도다. 구단 수입을 고려하지 못한 무리한 선수 영입이 부른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구단 파산 사태까지 나올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며 “프로축구가 외형적인 성장을 거뒀지만 대부분 구단이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연봉 공개는 구단 재정 정상화의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재정 정상화를 위해선 우선 선수들의 ‘몸값 거품’을 빼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구단의 재무제표를 공개와 수익의 기본이 되는 실제 관중 수 집계를 통해 구단 경영의 투명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게 프로연맹의 계획이다.
프로연맹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구단의 적자 규모를 제한하는 ‘재정 페어플레이’(FFP·Financial Fair Play) 도입으로 구단 경영 정상화와 자립기반 구축을 뒷받침하는 작업들을 이어갈 계획이다.
반면 프로연맹의 일방적 행보에 아직 반대 의견을 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해외진출이 제한적인 야구와 농구 등과 달리 축구는 해외 이적이 상대적으로 쉬워 ‘몸값’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 K리그를 떠날 수 있다는 현실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 연봉이 높은 중국과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 리그까지 눈을 돌리는 선수가 부쩍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한 프로구단의 관계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스타급 선수들이 유럽에 대거 진출하면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연봉 공개를 통해 구단의 투자 의지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상황이 계속되면 팬들도 떠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조건 없는 투자는 지향돼야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K리그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와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이 일부 구단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 클래식(11개팀·상무 제외)과 챌린지(9개팀·경찰청 제외) 구단 소속 선수들의 연봉을 17일 공개했다.
이번 자료를 보면 전북 현대가 1인당 평균 3억3천7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지난해 1위였던 수원 삼성이 2억9천만원으로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물러났다. 이어 울산 현대(2억3천300만원)와 FC서울(2억1천4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지난해 공개한 연봉 자료에는 외국인 선수 내역이 빠졌지만 올해에는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해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보다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선수들 연봉의 속살이 지난해 처음 드러나면서 프로축구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몰아쳤다.
많은 돈을 투자하고 제대로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일부 기업형 구단들은 모기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지면서 선수 유지와 영입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결국 주요 선수들의 몸값을 제대로 맞춰주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들 선수의 해외 진출이 이어졌다.
특히 중국 프로축구시장이 급팽창하면서 K리그 간판스타들이 줄줄이 중국 구단으로 연쇄 이동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구단은 ‘스타 없이 관중 없다’는 논리로 프로연맹의 연봉 공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연맹은 ‘선수 연봉 비공개’와 ‘부정확한 관중 집계’가 K리그 발전을 저해하는 2대 요소로 지목하고 체질 개선을 위해선 연봉 공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의 연봉과 이적료가 치솟으면서 구단 예산에서 선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K리그 자체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돈줄’이 확실한 기업형 구단의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재정적으로 불리한 시·도민 구단의 상태는 취약하다.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재창단된 성남FC를 제외한 6개 시민구단 가운데 5곳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자산총계보다 부채총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특히 인천 유나이티드는 자산총계 33억7천만원에 부채총계 135억2천만원으로 자본총계가 -101억원에 달해 파산의 위협까지 느낄 정도다. 구단 수입을 고려하지 못한 무리한 선수 영입이 부른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구단 파산 사태까지 나올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며 “프로축구가 외형적인 성장을 거뒀지만 대부분 구단이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연봉 공개는 구단 재정 정상화의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재정 정상화를 위해선 우선 선수들의 ‘몸값 거품’을 빼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구단의 재무제표를 공개와 수익의 기본이 되는 실제 관중 수 집계를 통해 구단 경영의 투명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게 프로연맹의 계획이다.
프로연맹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구단의 적자 규모를 제한하는 ‘재정 페어플레이’(FFP·Financial Fair Play) 도입으로 구단 경영 정상화와 자립기반 구축을 뒷받침하는 작업들을 이어갈 계획이다.
반면 프로연맹의 일방적 행보에 아직 반대 의견을 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해외진출이 제한적인 야구와 농구 등과 달리 축구는 해외 이적이 상대적으로 쉬워 ‘몸값’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 K리그를 떠날 수 있다는 현실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 연봉이 높은 중국과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 리그까지 눈을 돌리는 선수가 부쩍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한 프로구단의 관계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스타급 선수들이 유럽에 대거 진출하면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연봉 공개를 통해 구단의 투자 의지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상황이 계속되면 팬들도 떠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조건 없는 투자는 지향돼야 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K리그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와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