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잔디 첫 시험대… “축구화 10켤레 챙겨왔어요”

하이브리드 잔디 첫 시험대… “축구화 10켤레 챙겨왔어요”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6-17 22:32
수정 2018-06-17 23: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철저히 준비한 태극전사들

“하이브리드 잔디 그라운드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축구화를 10켤레나 챙겨 왔어요.”
이미지 확대
●‘천연+인조’ 복합형 하이브리드 잔디

수비수 장현수(FC도쿄)는 지난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월드컵 12개 경기장 모두에 의무적으로 깔린 하이브리드 잔디가 거칠다는 얘기도 있어 스쿼드를 10개나 준비했다고 털어놓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의 하이브리드 잔디 그라운드를 밟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잔디가 약간 웃자랐다”고 지적하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난 일도 있었다.

평소 선수들은 대회에 앞서 서너 개의 축구화를 준비한다. 그만큼 장현수가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절박하고 철저히 준비했다는 뜻이다.

대표팀은 스웨덴과의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두고 17일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처음 하이브리드 잔디를 한 시간 남짓 경험했다. 당초 대표팀은 모든 훈련구장에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릴 것이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통보받았으나 현지에 도착한 뒤 점검해 보니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은 천연 잔디였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 잔디의 활착력을 높이려고 곳곳에 인조 잔디를 보강한 복합형 잔디다. 천연 잔디보다 그라운드 표면이 균일하기 때문에 볼의 반발이 적고, 슬라이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키퍼는 슈팅한 공이 그라운드에 바운드됐을 때 천연 잔디 구장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날아오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대표팀 선수 가운데 미드필더 정우영과 골키퍼 김승규는 소속팀 빗셀 고베의 홈구장이 일본 J1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잔디로 돼 있어 익숙하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 주요 클럽 홈 구장과 토트넘이 쓰고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이 하이브리드 잔디라 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천연 잔디에서만 경기를 해 본 한국 K리그 출신들은 생소해 약간 당황할 수 있다.

●“스웨덴과 조건 동일… 영향 없을 것”

한편 32개 본선 출전국의 모든 훈련 구장은 천연 잔디였고, 하이브리드 잔디는 공식 훈련 때 처음, 단 한 차례 경험하는 등 전반적 여건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잔디가 천연 잔디와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선수들이 공식 훈련 때 밟아 보면 곧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대 팀과 조건이 같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6-18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