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의원 20명 세금으로 러시아월드컵 네 경기 ‘직관’

케냐 의원 20명 세금으로 러시아월드컵 네 경기 ‘직관’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7-13 07:27
수정 2018-07-1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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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상원의원 20명이 러시아월드컵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4강전과 16일 결승 등 네 경기를 직관하는 2주 일정의 연수에 세금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밀리센트 오망가를 비롯한 상원의원들은 12일 새벽 잉글랜드-크로아티아 4강전을 치른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밖에서 크로아티아 팬들과 어울려 ‘셀피’를 찍어 소셜미디어 등에 올려놓아 일인당 수십만 달러 드는 여행의 실체가 알려지게 됐다.

라시드 에체사 체육부 장관은 6명의 의원만 월드컵 여행을 떠나게 승인했으며 의원들은 이렇게 큰 대회를 어떻게 치르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행 취지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케냐는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도 못했으며 206개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가운데 랭킹 112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월드컵 개최는 꿈도 못 꾼다. 좋은 육상 선수를 배출하는 나라이며 2023년 세계육상선수권 개최권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일인당 평균 월 소득이 150달러에 불과한 나라에서 이들 의원이 돈 낭비에 가까운 여행을 하고 있다고 많은 국민들은 생각한다.

‘초고 에라스투스’란 유저는 “세금으로 의원 20명이 월드컵 관광을 즐기도록 지원하는 나라는 세계에 케냐 한나라만 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축구 유망주를 키우는 어떤 행위에도 참가하지 않은 이들이 러시아에서 사진 찍어 자랑하느라 바쁘다. 어쨌든 우리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켄’이란 다른 이용자는 “그렇게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를 어떻게 개최하는지 이해하는 게 자신들의 의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케냐가 그런 대회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 그들이 주변에 남아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owidi5’는 “케냐는 빚더미에 내던져지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는 월드컵에 ‘높으신 분들’을 보내고 있다. 잉글랜드라도 그러지 않는다. 누가 우리 좀 구해달라”고 탄식했다.

저스틴 무투리 국회의장은 이들 의원들이 체육위원회와 노동위원회 소속이며 의회축구팀인 분게 FC 멤버들도 일부 함께 여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의회 소식통은 영국 BBC에 이들 의원이 통상적으로 비행기를 탈 때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한다고 귀띔했으며 공무 출장의 경우 일인당 1000달러의 일급이 지급된다고 했다. 케냐 의원들은 지난해 15% 삭감돼 현재 월급이 6100달러(686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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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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