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알파인 이상호
배추밭에서 훈련해 얻은 별명삿포로 동계AG 2관왕 亞정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스노보드 첫 메달에 도전하는 이상호(23·한체대)는 ‘배추보이’란 별명으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스노보드를 접한 그는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에서 훈련을 하며 기량을 익혔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며 팬들은 이상호에게 배추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상호가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 데이네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스노보드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보드를 들어 올리며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1/29/SSI_20180129181455_O2.jpg)
연합뉴스
![이상호가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 데이네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스노보드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보드를 들어 올리며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8/01/29/SSI_20180129181455.jpg)
이상호가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 데이네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스노보드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보드를 들어 올리며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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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평행회전과 평행대회전 2관왕을 달성했다. 스노보드 역사상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에 처음 안겨 준 금메달이었다. 그는 여세를 몰아 한 달 뒤 스페인세계선수권 평행대회전 5위에 올라 역대 한국 선수 최고의 성적을 작성했다. 또 터키 FIS 월드컵 평행대회전 은메달로 한국에 사상 첫 스노보드 월드컵 메달을 안겼다.
이상호는 평창에서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훈련 동료들을 넘어야 한다. 그는 2010년부터 라도슬라프 얀코프(28·불가리아), 실뱅 뒤푸르(36·프랑스)와 훈련팀 ‘코브라’(KOBRA)를 만들어 함께 훈련하고 있다. 몇 년 동안 도타운 정을 나눈 선수들이지만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세계 최강들이다.
전문가들은 이상호의 최대 장점으로 고난도 턴 동작을 꼽는다. 이상호가 즐기는 턴은 기문 바로 옆에서 방향을 꺾는 동작으로, 라인을 타고 들어오는 안정적인 턴보다 기록 단축에 유리하다. 또 지난 시즌 몇 차례 대회에서 잔실수 때문에 아쉽게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것을 보완해 이번 겨울 전지훈련에서 잔실수를 없애는 데 주력해 효과를 봤다.
일각에서는 이상호의 상승세가 꺾였다는 얘기를 한다. 올 시즌엔 두 차례 7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불가리아에서 열린 평창 대회 전 마지막 월드컵에선 1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상호는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매니지먼트사인 스포티즌 관계자는 “슬로프를 내려올 때 잔실수도 없었고, 상위권과 기록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 긍정적”이라면서 “이상호는 국내 코스를 한두 번만 더 타 보면 올림픽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자신감에 차 있다”고 전했다. 이상호는 현지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새달 1일 귀국, 4일부터 최종 담금질에 들어간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8-01-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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