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2명·2006 토리노 6명·1998 나가노 대회선 8명 출전
이번 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장웅 북한 IOC 위원 간 협상의 핵심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선수단의 규모다.평창에 오는 북한 선수들이 정해져야 임원을 포함한 선수단의 규모와 이들의 출전 경비 지원 문제도 매듭지어진다.
AFP 통신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이번 주중 로잔의 IOC 본부에서 장웅 IOC 위원을 만나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논의한다고 8일(한국시간) 전했다.
북한 선수들이 실력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자력 확보하기 어려운 이상 IOC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 종목 배분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어떤 종목에서 참가를 기대하는지는 장 위원의 지난해 9월 발언에서 유추할 수 있다.
장 위원은 작년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IOC 총회 때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과 쇼트트랙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출전권 확보를 노릴 것”이라면서 “스키에선 알파인 종목 북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하나 노르딕 종목에선 가능하다”며 역시 국제대회에 출전해 평창행을 타진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렴대옥-김주식 조는 피겨 페어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거머쥐었다. 그러나 렴-김 조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통보하지 않아 출전권을 일본에 넘겼다.
쇼트트랙과 노르딕 스키에서 북한은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IOC가 북한에 와일드카드를 준다면 피겨의 렴-김 조가 우선 구제대상이 될 게 자명하다. 장 위원도 피겨 종목에서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아울러 쇼트트랙과 크로스컨트리를 비롯한 노르딕 스키 종목에서도 와일드카드를 받는 선수가 나올지가 관심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래 북한에선 스키장이 많이 생겼다. 10대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하면서 스키를 즐긴 김 위원장의 ‘스키 사랑’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IOC의 와일드카드 배분은 그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대표단의 규모에 근거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1964년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2010년 밴쿠버 대회까지 총 8차례만 동계올림픽 무대에 섰다. 출전할 선수가 없어 2014 소치 대회까지 6번이나 대회를 건너뛰었다.
이번에 평창에 선수단을 파견하면 2010년 밴쿠버 대회 이래 8년 만에 동계올림픽에 복귀한다.
정치적 이유로 보이콧한 1984 로스앤젤레스, 1988 서울올림픽을 제외하곤 1972년 뮌헨올림픽 이래 10차례 꾸준히 출전한 하계올림픽과는 양상이 다르다.
북한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피겨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1명씩 선수 2명을 보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선 피겨 4명, 쇼트트랙 2명 등 총 6명,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선 빙속 2명, 쇼트트랙 6명 등 총 8명을 파견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선 역대 가장 많은 20명의 북한 선수가 출전했다. 알파인 스키 2명, 크로스컨트리 스키 4명, 피겨 6명, 쇼트트랙 3명, 빙속 5명 등 다양한 종목에서 출전자가 나왔다.
북한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은메달 1개, 쇼트트랙에서 동메달 1개 등 총 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종합하면 20년 사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는 대회별로 2∼8명 수준이다.
출전 선수의 60%를 선수단 임원(코치 포함)으로 배정한다는 IOC 규정을 고려해도 역대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북한 선수단 규모는 크지 않았다.
IOC가 이런 사례를 준용한다면, 피겨 렴대옥-김주식 조외에도 쇼트트랙과 노르딕 스키 등에서 와일드카드 출전자가 나오더라도 임원을 포함하면 평창에 올 북한 선수단은 1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IOC는 북한 선수단 출전 경비도 대겠다고 약속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크기에 우리 정부는 북한 선수단을 직접 지원할 수 없다.
IOC 역시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올림픽 중계권 수익으로 마련한 ‘올림픽 솔리더리티’라는 자금을 활용하고 종목별 국제경기연맹(IF)과 공조로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체류 경비를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