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출행동 자제 분위기…정치적 얘기 안해
<아시안게임> 눈물흘리는 북 응원단
2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북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북 응원단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북한 홍은정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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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등 과거 남한에서 열린 스포츠 종합대회에서 인공기 사용을 비롯한 각종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돌출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25일 “북한 선수단이 아직까지 우리 측에 특별한 요구를 하거나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며 “경기에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은 행사 요원들에게 경기 이외의 얘기는 일절 꺼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의 ‘신중모드’는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감지됐다.
북한 취재진은 지난 12일 메인프레스센터를 방문했을 때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사이트의 접속이 차단된 것을 확인했다.
북한 기자들은 현장에서 난감해했지만, 이후 남측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다.
자국 사이트가 차단된 상황에서 팩스나 이메일로 기사를 송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개막식에서는 북한 선수들이 작은 인공기를 한 개씩 흔들면서 입장했다.
2년 전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례적으로 대형 인공기를 펼쳐들고 행진한 것과 비교하면 ‘튀는 행동’이 없었다.
이런 모양새는 경기장에서도 눈에 띈다.
북한의 한 남자 양궁 선수는 23일 열린 리커브 예선라운드에서 기록지에 엔드별 총점을 적지 않는 실수를 저질러 ‘0점’을 받았다.
북한 코치진은 처음에는 구제를 신청하려고 했다가 규정 설명을 듣고 쉽게 수긍했다고 양궁운영본부 관계자가 전했다.
김영훈 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임원진도 역도 경기장 등에서 선수단을 격려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북한 선수들 역시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찬양하는 발언 말고는 정치적 얘기를 삼가고 있다.
북한이 이번 대회에서 그만큼 외부 시선을 의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스포츠 행사 참가로 국제사회에 개방적 면모를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돌출 행동’은 자칫 부정적 이미지를 가져오지 않을까 신경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경색 국면의 남북관계가 북한 선수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선수단이 정치적으로 돌출된 행동을 하는 데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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