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에서 대만전 선발의 중책을 맡은 양현종(KIA)이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양현종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내줬으나 삼진 7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꽁꽁 묶었다.

양현종은 그간 두번 국제대회에 출전해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42로 낮았고, 1승무패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홈그라운드 잇점을 업은 중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돼 금메달의 발판을 놓았다.

이날은 4이닝밖에 던지지 않아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국제대회 평균자책점은 1.08로 낮췄다.

삼성과 치른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이닝 8실점하며 우려를 자아냈지만, 양현종은 훈련 때 호언장담한 대로 ‘최소 실점’을 했다.

글러브에 태극기와 ‘대한민국’, ‘금’의 한자가 수놓인 글러브를 들고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불안하게 시작했다.

1회 첫 타자인 전빈제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양현종은 다음 타자 린한에게 3루수 희생번트를 내주고 1사 후 전준슈의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2사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전준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한국 타선이 1회에만 홈런 2방을 날려 7점을 획득, 공격 시간이 30분 정도로 길어져 어깨가 식을 법도 했으나 2회 양현종의 볼은 오히려 살아났다.

장즈셴과 왕보룽을 각각 투수 땅볼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양현종은 마지막 왕보룽은 볼카운트 1B-2S에서 시속 151㎞짜리 강속구로 헛스윙을 이끌어 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양현종은 시속 140㎞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로 대만 타선을 윽박질러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에도 호투 행진은 이어졌다.

대만 타자들이 양현종의 투구에 감을 잡은 듯 첫 타자 린한이 대만의 두번째 안타를 뽑아냈고 파울볼을 쳐내는 횟수도 늘었지만, 양현종은 다음 타자들을 삼진과 뜬공으로 돌려세워 린한의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60개의 볼을 던진 양현종은 9-0으로 앞선 5회 마운드를 차우찬에게 넘겼고, 한국은 8회 1점을 추가하며 10-0으로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류중일 감독은 “양현종이 과거 자기 볼을 던지는 듯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고, 대만의 뤼밍쭈 감독 또한 “양현종이 스피드와 컨트롤이 뛰어났다”고 높게 평가했다.

류 감독은 “양현종을 28일 결승전 때 다시 투입하려고 오늘 일찍 내렸다”고 얘기했다.

양현종은 “대만 타선이 정교함은 비슷하나 파워가 많이 떨어졌다”며 “투수 입장에서는 더 공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며 “아직 변화구가 좀 빠지는데 한번 던져 봤으니 다음 경기 때는 슬라이더 등을 더 자신있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