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인천아시안게임에 다시 ‘금녀 선수단’ 파견

사우디, 인천아시안게임에 다시 ‘금녀 선수단’ 파견

입력 2014-09-09 00:00
업데이트 2014-09-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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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국가 중에서도 여성 권리에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다시 남성 일색의 ‘금녀 선수단’을 출전시킨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직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천아시안게임에 남성으로만 구성된 199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8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선수로만 구성된 179명의 선수단을 참가시킨 바 있다.

유독 여성의 진입 장벽이 높은 사우디아라비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유도의 워잔 샤히르카니와 육상 800m의 사라 아타르 등 여자선수 2명의 출전을 허용해 국제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당시 사우디와 함께 카타르, 브루나이가 최초로 여성 선수를 올림픽에 참가시킴으로써 런던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모든 출전국에서 여성 선수를 내보낸 ‘양성평등 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카타르와 브루나이는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여성 선수를 출전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사우디가 2년 만에 다시 ‘금녀의 벽’을 쌓음으로써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양성평등’을 구현하지는 못하게 됐다.

사우디 당국은 아직 여성 선수들이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출전시키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올림픽위원회의 무함마드 알 미샬 사무총장은 “아직 여성 선수가 기술적으로 출전시킬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사우디 올림픽위원장인 압둘라 빈 무사에드 빈 압둘아지즈 왕자는 단순히 여성 선수들이 참가에 의의를 두고 최하위에 처지는 것보다는 그들이 경쟁력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2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사우디의 여성 선수 두 명은 모두 예선 첫 경기에 탈락했다.

알 미샬 사무총장은 “우리는 승마와 펜싱, 사격, 양궁 등에서 여성 선수를 키우고 있으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남편이나 가족과 함께 출전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러한 설명이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는 “리우 올림픽까지는 2년밖에 남지 않았으며 이 대회에서 여성 선수의 참가가 어려워지는 ‘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서야 한다”면서 올림픽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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