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타 잃고도 우승 박성현, 필리핀 투어에 “세계랭킹 1위는 이런 것”

2타 잃고도 우승 박성현, 필리핀 투어에 “세계랭킹 1위는 이런 것”

최병규 기자
입력 2019-03-08 15:54
수정 2019-03-08 16: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LPGT 더컨트리클럽 인비테이셔널 7언더파 209타로 정상, 17개째 우승컵 수집

필리핀 천재 소녀 사소 유카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아동단체에 기부
이미지 확대
박성현이 8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녀셜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제공]
박성현이 8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녀셜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제공]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이 처음 나선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성현은 8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LPGT 더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보기는 3개를 범하고 버디 1개를 잡아 2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했다.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은 지난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2관왕 출신의 필리핀의 ‘천재 소녀’ 사소 유카(17·5언더파 212타)의 추격을 2타 차로 뿌리쳤다.

마침 이날은 박성현의 어머니 이금자 씨의 생일. 박성현은 “어머님께 멋진 생신 선물을 드려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씨는 “매일 큰 선물을 주는 딸”이라며 웃었다.
이미지 확대
박성현이 8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녀셜 3라운드에서 구름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페이웨이샤슬 하고 있다.[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제공]
박성현이 8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녀셜 3라운드에서 구름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페이웨이샤슬 하고 있다.[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제공]
지난 3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닷새 만에 우승을 추가한 박성현은 LPGA 투어 6승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0승을 포함해 통산 1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출전한 일본계 사소는 3라운드 15번홀 한때 박성현을 1타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막판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추격의 고삐를 놓쳤다.

4타라는 넉넉한 타수 차로 소사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박성현은 그러나 까다로운 핀 위치와 강한 바람 속에 샷 난조와 퍼트 부진으로 흔들렸다. 전반홀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맞바꾼 박성현은 후반홀 2타를 더 까먹어 역전패의 위기에 몰렸다.

박성현은 “첫 날부터 그린에서 고생했다. 라인 파악도 안되고 스피드 적응도 어려웠다. 2라운드 때 좀 적응하나 했더니 오늘은 더 안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사소는 17번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한꺼번에 2타를 까먹는 바람에 우승 경쟁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사소의 범실로 3타 차 리드를 되찾은 박성현은 차분하게 남은 2개 홀을 파로 막아내 체면을 지켰다.

박성현은 “대회를 열어준 필리핀에 보답하고 싶었다”며 우승 상금 1만 5000달러를 필리핀 아동구호단체인 ‘차일드 프로텍션 네트워크’에 전액 기부했다.
이미지 확대
박성현이 8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녀셜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한 뒤 갤러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제공]
박성현이 8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녀셜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한 뒤 갤러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제공]
그러나 상금을 떠나 더 의미있는 것은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한 뒤 첫 출전한 대회에서 ‘잘해도 본전, 못하면 망신’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세계 1위의 이름값을 했다는 데 있다.

지난달 거액의 후원 계약을 맺은 메인스폰서 블룸베리 그룹에도 제 몫을 해냈다. 여기에 아직은 여자골프의 가능성을 점치는 단계인 필리핀에서 유례없는 갤러리를 끌어모은 ‘블루칩’ 역할까지 해내 LPGT의 갈 길을 제시했다.
이미지 확대
박성현이 8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녀셜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한 뒤 우승경쟁 끝에 2위를 차지한 필리핀의 사소 유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제공]
박성현이 8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 라구나의 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녀셜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우승한 뒤 우승경쟁 끝에 2위를 차지한 필리핀의 사소 유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박준석 골프전문 사진기자 제공]
사흘 내내 동반 플레이를 펼친 사소에 대해 박성현은 “왠지 나하고 비슷한 선수 같다”면서 “정말 좋은 경기였다고 칭찬해 줬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경기도 김포 집으로 돌아가 1주일 가량 휴식을 취한 뒤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그는 오는 22일 개막하는 LPGA 투어 파운더스컵부터 3주 연속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다.

마닐라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