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마라톤] 정진혁, 너만 남았다 달구벌의 기적 보여다오

[男 마라톤] 정진혁, 너만 남았다 달구벌의 기적 보여다오

입력 2011-09-03 00:00
수정 2011-09-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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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혁
정진혁
이제 정말 마지막 희망일지 모른다.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결선 진출자, 멀리·세단뛰기 김현섭도 2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6일째를 맞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한국 선수단엔 더 이상 남아 있는 기대주가 없다. 그나마 기댈 곳은 마라톤이다. 그동안 한국은 전통적으로 마라톤에서만큼은 의외의 성적을 거둬 왔다. 다시 마라톤은 기적을 이뤄 내야 한다.

현재 대표팀엔 지영준(30·코오롱)이 없다. 이명승(32·삼성전자)-황준석(28·서울시청)-황준혁(24·코오롱)-김민(22)-정진혁(21·건국대) 등 5명이 팀을 이루고 있다. 에이스는 정진혁이다. 대표팀에서 가장 어리지만 개인 최고기록은 2시간 9분 28초로 가장 앞선다. 모두의 시선이 21살 어린 건각에게 쏠려 있다. 마라톤 대표팀 정만화 코치는 “정진혁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물러설 생각은 결코 없다.”고 했다.



현재 준비 상황은 순조롭다. 대표팀은 식이요법과 함께 마지막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단백질 식이요법을 했고 지난 1일부터는 단백질을 끊고 탄수화물 섭취를 시작했다. 탄수화물 식단은 경기 당일 아침까지 이어진다. 온몸에 에너지를 저장한 뒤 이날 모든 걸 쏟아낸다.

정 코치는 “다들 안정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마라톤 단체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마라톤 단체전은 정식 종목이 아닌 번외 종목이다. 그러나 대구 스타디움에 태극기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 코치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본, 모로코 등이 최대 경쟁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혁과 2시간 10분대를 뛰는 황준현은 일단 개인 ‘톱10’ 그리고 그 이상까지 노린다. 정진혁은 2일 “컨디션은 최고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케냐, 에티오피아, 모로코 등 마라톤 강국의 정상급 선수들이 2시간 4~5분대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과는 분명한 기량 차가 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톱10’에 드는 것도 쉽진 않다. 그러나 변수가 있다. 대구의 날씨다.

정 코치는 “경기 당일 폭염이 예고돼 있다. 악조건 속에서라면 우리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열린다.”고 했다. 실제 외국 선수들은 대구 특유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다. 지금 대구는 덥기만 한 게 아니라 습도도 지나치게 높다.

그는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선수들도 이런 조건에선 다리가 녹아내린다.”고 덧붙였다.

승부처는 30㎞ 지점이다. 목표 기록은 2시간 15분대만 해도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진혁은 “마라톤은 의외성이 큰 종목이다. 누구든 잡힐 수 있고 잡을 수 있다.”고 했다. 4일 오전 9시, 한국 마라톤은 희망을 향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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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09-0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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