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 두 번째 LPBA 챔피언 히가시우치, “PBA 없었다면 당구 그만뒀을 것”

일본 선수 두 번째 LPBA 챔피언 히가시우치, “PBA 없었다면 당구 그만뒀을 것”

최병규 기자
입력 2022-12-16 11:14
수정 2022-12-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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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 투어 하이월리조트 챔피언십 결승 백민주 4-1 꺾고 우승
‘여자 닌자’급의 실력 갖춘, 대학에서 한국어 전공한 ‘지한파’
일본파들, 히다 오리에 이어 올해 5개 대회에서 두 차례 정상

네 시즌 동안 숨죽이고 있던 일본여자당구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여자프로당구(LPBA) 얘기다. LPBA 투어 ‘일본파’ 5명 가운데 올 시즌 치러진 5개 대회에서 히다 오리에에 이어 또 다른 일본 선수가 징검다리 우승을 신고하며 LPBA 투어 연착륙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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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예리하게 목적구를 조준하고 있다. [PBA 제공]
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예리하게 목적구를 조준하고 있다. [PBA 제공]
주인공은 히가시우치 나쓰미(40)다. PBA 투어 원년 멤버인 히가시우치는 15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2022~23시즌 다섯 번째 대회인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백민주(27)를 4-1(11-4 11-8 11-5 8-11 11-2)로 제압하고 22개 대회 만에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김세연을 3-2로 제치고 통산 세 번째 오른 4강전에서 김보미에 2세트를 내준 뒤 그림같은 3-2 역전승으로 기어코 첫 결승까지 오른 히가시우치는 역시 세 차례 만에 4강을 통과해 첫 결승에 오른 백민주마저 제압하고 생애 첫 우승 트로피와 상금 2000만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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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LPBA 투어 두 시즌 동안 일본 선수들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하야시 니미코, 사카이 아야코, 고바야시 료코, 히가시우치 등 3~40대의 원년 멤버 네 명이 그들이다. 이들은 단단한 기본기로 무장했지만 LPBA의 독특한 예선 방식인 ‘서바이벌’에 바로 적응하지 못하고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히다가 투어에 합류하면서 이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투어 성적도 차곡차곡 끌어올렸다.

지난 10월 4차 대회인 휴온스 챔피언십에서는 고바야시를 제외하고 히가시우치를 비롯한 4명이 대거 8강에 진출해 4-4의 한·일대항전을 치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히가시우치가 혼자 4강에 올라 김가영을 상대로 결승을 노크했지만 풀세트 접전 끝에 물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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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한 히가시우치 나쓰미.[PBA 제공]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한 히가시우치 나쓰미.[PBA 제공]
히가시우치는 5명 가운데 한국어에도 능통한 ‘지한파’다. 직접 한글로 빼곡히 적은 우승 소감을 막힘 없이 읽고, 인터뷰도 문제 없이 진행할 정도다.

일본 도쿄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2003년 교환 학생으로 한국을 방문해 당구를 만났다. 1년 후 일본으로 귀국한 뒤 본격적으로 3쿠션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당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히가시우치는 이어 “사실 PBA 출범 직전 당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나 프로당구가 한국에서 출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도전했다. 처음엔 잘 안됐다. 코로나19 때문에도 힘들었다.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더욱 값지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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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사 우승한 뒤 소감을 읽어내려가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PBA 제공]
히가시우치 나쓰미가 16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LPBA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사 우승한 뒤 소감을 읽어내려가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PBA 제공]
한 번 잡은 기회를 기어코 득점으로 연결하는 ‘여자 닌자급’의 실력으로 일본 선수로는 두 번째로 PBA 정상에 오른 히가시욷치는 시즌 랭킹에서도 종전 9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64강전에서 1.789의 최고 에버리지를 기록한 ‘우승 선배’ 히다는 ‘웰뱅톱랭킹’을 수상해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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