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김인식 감독의 당부 “국제대회, 팬에게 보답하는 길”

<프리미어12> 김인식 감독의 당부 “국제대회, 팬에게 보답하는 길”

입력 2015-11-21 10:57
수정 2015-11-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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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 혜택 없는 점 아쉽지만 국가관 바로 가졌으면”

“프로야구 선수들이 뭘 먹고 사는 줄 알아?”

김인식(68)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특유의 위트를 담아 ‘화두’를 던졌다.

“결국 팬이야. 관중석이 텅 비면 야구 선수들 주머니도 꽉 찰 수 없어. FA(자유선수계약)로 수십억을 벌었으면 보답할 줄도 알아야지.”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만난 김인식 감독은 ‘국가대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은 “솔직히 화가 날 때도 있었다”고 이번 대표팀을 구성한 과정을 돌아봤다.

프로야구 현직 사령탑의 고사로 프리미어 12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은 “최정예로 대표팀을 꾸려 최고의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프리미어 12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고, 국내 주요 선수들도 부상을 이유로 대표팀 합류에 난색을 보였다.

김인식 감독은 “실력만 놓고 구상한 애초 엔트리에서 10명 정도가 바뀌었다”며 “‘이래서 못 나간다’, ‘선수가 아프다’는 얘기만 들려올 때는 정말 속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메이저리거가 대거 참가해 대회 위상이 오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병역 혜택이 있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과 달리 프리미어 12는 선수들의 마음을 살 만한 혜택이 없다. 상금과 FA 관련 등록일수 보장 등이 전부다.

사실 ‘몸’이 재산인 선수들에게 한국시리즈 종료 후 열리는 프리미어 12에 ‘애국심’만으로 출전하길 바라는 것도 이성적이지 않다.

김인식 감독도 “세대가 다르니 지금 선수들에게 ‘애국심’만 강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선수들이 더 크고 넓게 바라보길 원했다.

김 감독은 “국가관이란 게 모든 사람이 똑같을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공통된 부분은 있어야 한다. 국제대회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야구 덕에 부를 쌓은 선수들이라면 팬들에게 보답할 줄 알아야 한다. 국제대회 성과는 프로야구 흥행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국가의 명예를 위해 뛰다 보면 개인의 명예도 따라온다. 한국프로야구도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어 12를 시작하며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에게 “여러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다. 국가와 자신의 명예를 걸고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몇몇 선수와 개인적으로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확인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고 했다.

역대 최약체라고 평가받던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에서 자국리그 최고 선수를 모은 일본을 누르고 11.19 도쿄돔 대첩을 이루며 결승에 진출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김인식 감독의 바람대로, 국가와 개인의 명예가 빛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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