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과 손잡은 유럽 야구 한국인 총감독 하승준

최향남과 손잡은 유럽 야구 한국인 총감독 하승준

입력 2015-03-11 09:05
수정 2015-03-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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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다이빙덕스 사령탑…롯데 외국인선수 통역서 “유럽야구 개척자로”

몽상가와 풍운아가 ‘야구 불모지’ 오스트리아에서 만난다.

”솔직히 최향남(44) 선배 같은 분이 그렇게 흔쾌히 허락하실 줄 몰랐어요.”

최향남이 2015년 뛸 유럽 오스트리아 세미프로리그 1부 다이빙 덕스의 총감독 하승준(32)씨는 가슴이 뛴다.

하 감독은 11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곳 오스트리아에서도 야구 강국 한국에서 프로야구를 경험한 최향남 선배와 황건주(26) 선수 입단이 화제”라며 “누구보다 내가 떨리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사실 하 감독과 최향남은 일면식도 없다. 최향남과 하 감독을 동시에 아는 한국 야구인이 최향남에게 ‘오스트리아에 한국인 감독이 있다’고 알렸고, 최향남은 하 감독과 국제통화 후 오스트리아행을 결심했다.

30일(현지시간은 29일) 오스트리아 북동부 비너 노이슈타트에서 열리는 최향남·황건주 입단 파티에는 비노 노이슈타트 시장과 한국 영사가 참석할 계획이다.

하 감독은 “나에게도 지도자로 데뷔하는 시즌”이라며 “출발이 정말 좋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하승준씨가 오스트리아행을 택할 때, 모두가 “대체 왜”라고 물었다.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하 감독은 4개월 전을 생각하며 다시 웃었다.

고교 때까지 야구 선수로 뛰며 프로입단을 꿈꾸던 그는 부상과 부진으로 꿈을 접었다.

하지만 ‘야구인으로 살고 싶다’는 목표를 가슴에 품었다.

대학에서 영어 공부에 집중한 그는 2014년 롯데 자이언츠에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입사해 크리스 옥스프링(현 케이티 위즈), 쉐인 유먼(현 한화 이글스)의 한국 생활을 도왔다.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고 프로야구단 멤버라는 소속감까지 느낄 수 있는 직업이었지만, 하 감독은 ‘현장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는 “유럽 국가의 야구 연맹에 이메일을 보냈는데, 다이빙 덕스 관계자로부터 답장이 왔다”며 “말리는 분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꼭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떠올렸다.

다이빙 덕스는 유럽 축구클럽처럼 유소년부터 청소년, 세미프로, 중장년 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 감독은 세미프로팀을 주로 지도하지만, 유소년부터 중장년 팀을 모두 관할하는 총감독이다.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21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직을 제의받기도 했다.

하 감독은 “나처럼 프로 경험이 없는 사람이 감독으로 뛴다는 것 자체가 오스트리아 야구가 걸음마 단계라는 의미”라고 겸손해하면서도 “환경이 척박한 건 맞다. 하지만 난 이곳에서 오래 생활하며 야구를 보급할 것이고 오스트리아 야구 관계자들도 이를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이빙 덕스는 최근 실내 야구장까지 만들며 하 감독을 지원하고 있다.

하 감독은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를 모두 세워놨다.

올 시즌 목표는 4월 개막하는 오스트리아 세미프로 1부리그에서 6개팀 중 1·2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하 감독은 “2위 안에 들어야 (유럽 챔피언을 가리는)유로파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며 “최향남 선배, 황건주 선수 영입으로 팀 전력이 강해졌으니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고 2015년 목표를 말했다.

이어 ‘5년 후’를 바라봤다.

하 감독은 “사실 지금도 프로팀을 구하지 못한 선수 중 ‘오스트리아에 오고 싶다’는 뜻을 밝힌 이가 있다. 그런데 무턱대고 ‘오라’고는 할 수 없다”며 “이곳에서 생활하면 금전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단 사람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면 다이빙 덕스가 재정적으로 여유가 생기지 않겠나. 한국 선수들에게 ‘여기서 함께 뛰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몽상가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난 오스트리아 야구리그가 훨씬 더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내가 개척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단과 선수들, KBO가 동남아 국가 등에 많은 지원을 하신다고 들었다. 유럽 야구도 도와주시면 정말 큰 힘이 될텐데”라고 웃으며 한국 야구인들의 ‘관심’을 갈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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