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개최
한국 출전 종목 8개…배드민턴 선수 총 7명
한솥밥 이소영·서명수·신경덕 “메달 도전”
다음달 1일 열리는 2021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배드민턴 종목 국가대표 선수인 서명수(왼쪽부터), 이소영, 신경덕 선수가 지난 16일 경기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 종합체육동 배드민턴장에서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 개최 예정이었던 데플림픽이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영향으로 다음달로 연기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다음달 1일 브라질 카시아스두술에서 ‘데플림픽’(청각장애 선수 올림픽)이 열린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지난 16일 경기 이천선수촌에서 만난 이소영(26·이하 김천시청), 서명수(24), 신경덕(34) 배드민턴 선수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각오를 묻기만을 기다린 듯했다. 인터뷰는 수어통역사의 도움을 받았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이들의 국내외 대회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배드민턴 단·복식 경기에서 거의 매년 우승했다. 데플림픽 출전은 세 번째다. 데플림픽 성적만 본다면 이소영 선수는 직전에 열린 2017년 터키 삼순 데플림픽 여자복식에서 동메달, 서명수 선수는 남자복식에서 은메달을 땄다. 신경덕 선수도 2013년 불가리아 소피아 데플림픽 남자단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소영 선수는 “메달 색깔은 상관없다. 단·복식 경기에서 모두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서명수 선수는 “지난 데플림픽 때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이번 데플림픽 배드민턴 종목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는 총 7명이다.
다음달 1일 열리는 2021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대회 배드민턴 종목 국가대표 신경덕 선수가 지난 16일 경기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 종합체육동 배드민턴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신경덕 선수는 “어렸을 때 여러 운동을 했는데 배드민턴을 했을 때 더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원래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배드민턴을 알게 된 뒤로는 배드민턴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은 흥미만으로 버티기 힘들다. 하루하루가 운동의 연속이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어떤 때는 늦은 밤까지 몸을 계속 써야 한다. 기초체력 훈련만으로도 힘든데 기술 동작 훈련도 해야 하기에 매일매일이 힘겹다. 오랜 기간 쉬기도 어렵다. 선수라면 모두 경험하는 고충이다.
하지만 세 선수는 비장애인 선수가 경험하지 않는 ‘벽’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
다음달 1일 열리는 2021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대회 배드민턴 종목 국가대표 서명수 선수가 지난 16일 경기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 종합체육동 배드민턴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신경덕 선수는 “(언어 장애로) 말을 못 하니까 비장애인 선수와 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들과 친해지고 싶었지만 대화가 안 돼서 말을 붙이지 못했고, 항상 외롭게 지냈다”며 “같은 팀에 있던 농인 선수가 은퇴한 뒤에 외로움이 더 커져 ‘운동을 그만둘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소영 선수는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을 딛고 메달 사냥에 나섰다. 부상도 그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다음달 1일 열리는 2021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대회 배드민턴 종목 국가대표 이소영 선수가 지난 16일 경기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 종합체육동 배드민턴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시간이 지날수록 청력 손실이 심해졌지만 이소영 선수는 몸의 변화를 인정하기로 했다.
“학생 때는 지금보다 귀가 잘 들렸어요. 셔틀콕 소리에 예민했거든요. 눈치도 빨랐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점점 더 떨어지는 거예요. 예전보다 (셔틀콕 소리가) 안 들리니까 진짜 답답했어요. 처음엔 인정하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다음달 1일 열리는 2021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대회 배드민턴 종목 국가대표 신경덕(왼쪽부터), 서명수, 이소영 선수가 지난 16일 경기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어통역사의 지원을 받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신경덕 선수는 “시합 때 서두르는 경향이 있고 기복이 있는 편이라 이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면서도 “2017년 터키 데플림픽 때는 남자단식 종목에서 16강 진출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천시청 비장애인 배드민턴팀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만큼 장애인 실업팀은 손에 꼽을 정도다. 올해로 제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았지만 현실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서명수 선수는 “농아인 선수 후배가 너무 없다”면서 “장애인 전문선수 육성을 위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79개국 3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우리나라는 8개 종목(배드민턴, 육상, 축구, 유도, 사격, 수영, 탁구, 태권도) 선수 82명이 출전한다.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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