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리우’ 러시아 멀리뛰기 선수 클리시나 “엄청난 책임감 느껴”

‘나홀로 리우’ 러시아 멀리뛰기 선수 클리시나 “엄청난 책임감 느껴”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8-17 15:44
수정 2016-08-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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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러시아 다리야 클리시나 새처럼...
<올림픽> 러시아 다리야 클리시나 새처럼...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집단도핑 파문으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 유일하게 출전한 다리야 클리시나가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멀리뛰기 예선경기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육상강국 러시아 선수는 딱 한 명, 여자 멀리뛰기 선수 다리야 클리시나(25)만이 출전했다.

러시아는 조직적인 도핑 의혹으로 아예 국가 전체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

세계올림픽위원회(IOC)는 개막 직전에야 운동단체별로 러시아의 출전 여부를 정하도록 판결했고,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은 출전을 금했다.

러시아 육상 선수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으면 개인 자격으로 신청해 엄격한 검수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클리시나는 3년 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머물며 활동했고, 덕분에 러시아의 도핑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판단으로 개인 출전으로 신청한 러시아 선수 68명 중 혼자 출전권을 얻었다.

복잡한 감정을 품고 리우에 도착한 클리시나는 개막 이후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IAAF는 클리시나에 대해 새로운 도핑 의혹을 제기했고, 그녀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결정이 나오고서야 17일(한국시간) 예선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클리시나는 예선에서 6m64를 기록하며 8위로 결선 진출 자격을 얻었다.

경기 후 클리시나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두 내게 ‘너 정말 뛸 거냐’라고 물어본다. 그래서 난 ‘뛸 거다’라고 대답해왔다”며 올림픽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클리시나는 “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정말 기쁘다. 물론 평소처럼 거대한 러시아 팀의 일원으로 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불행하게도 난 혼자 이곳에 왔다. 그래서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리우에 와서도 클리시나는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에 ‘불면의 밤’을 보냈다.

CAS 결정이 나오기까지 “출전하지 못할까 봐 정말 불안했다. 지난주 내내 가슴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다”고 말한 클리시나는 “제대로 훈련도 못 하고 가볍게 몸을 풀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클리시나가 출전소식을 전해 들은 건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다.

클리시나의 코치인 로렌 시그레이브는 오전 4시 30분 이 소식을 먼저 접했고, 곧바로 클리시나의 방에 뛰어들어가 “내가 새벽부터 깨워서 화낼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다.

시그레이브는 “그 말을 전해 들은 순간, 클리시나의 몸에 힘이 돌아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클리시나의 여자 멀리뛰기 결승은 18일 오전에 벌어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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