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실격파동 딛고 銀2 ‘잘 싸웠다’

박태환, 실격파동 딛고 銀2 ‘잘 싸웠다’

입력 2012-08-04 00:00
수정 2012-08-0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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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200m·400m서 2회 연속 메달

잘 싸웠다. 한국 수영의 자랑인 박태환(23·SK텔레콤)이 4일(현지시간)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4분50초61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하고 이번 대회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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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3으로 쑨양(중국)과 공동 은메달을 차지한 뒤 은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환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3으로 쑨양(중국)과 공동 은메달을 차지한 뒤 은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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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박태환이 5일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경기를 끝낸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마린보이’박태환이 5일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경기를 끝낸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세 종목에 출전해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 두 개를 수확했다. 자유형 1,500m에서는 처음 결승에 올랐다. 박태환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할 때 우승한 종목이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결승 출발대 위에 오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박태환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땄고, 200m에서는 은메달을 보탰다.

한국 남자선수가 올림픽에서 2회 연속 2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한 것은 박태환이 처음이다.

특히 세계 수영계의 변방인 한국에서 두 대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가져간 것은 우리나라 체육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 첫 출전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실격 파동’이라는 불의의 시련을 겪었다.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 주 종목으로 금메달은 물론 내심 세계신기록까지 노리고 있었다.

오전 예선 경기에서도 조 1위,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냈다.

하지만 출발 신호 전에 몸을 움직였다는 불명확한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이후 우리 선수단의 두 차례에 걸친 이의 제기 끝에 결국 잘못된 실격 판정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박태환이 실격 번복 소식을 들은 것은 결승전을 불과 5시간도 남겨놓지 않은 오후 3시가 다 돼서였다.

박태환은 예선 경기가 끝난 뒤 약 4시간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혼란을 겪었다.

제대로 결승 준비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전문가들도 체온관리를 제대로 하기 어려웠을 뿐만아니라 적절한 음식 섭취나 소화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오심이 박태환에게 미쳤을 악영향을 지적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결승에서 3분42초06을 기록, 당당히 은메달을 땄다.

맞수 쑨양(중국·3분40초14)에게 금메달은 내줬지만 박태환의 ‘은빛 역영’은 빛났다.

박태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쉬움이 북받쳐오른 듯 눈물을 훔쳤다.

박태환은 하루 뒤인 29일 바로 자유형 200m 예선과 준결승을 치렀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린 자유형 400m에서 허무하게 금메달을 놓친 데 대한 상실감으로 박태환이 심리적 안정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자유형 200m에는 400m보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훨씬 많았다.

박태환은 다시 일어섰다. 자유형 200m 예선, 준결승을 치르며 빠르게 몸 상태를 회복해갔다.

결국 결승에서 1분44초93의 기록으로 쑨양과 동시에 터치패드를 찍어 1분43초14를 기록한 야닉 아넬(프랑스)에 이어 쑨양과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마지막 종목인 자유형 1,500m에 출전했다.

자유형 1,500m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위해 출전하지 않았던 종목이다.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훈련 성과 점검을 위해 두 차례 호주 지역대회에 출전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결승 진출을 이뤘다.

단일 올림픽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모두 메달을 딴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의 대니얼 코왈스키(호주) 뿐이었다.

그만큼 위대한 도전이었다. 박태환이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실격파동을 딛고 세계수영사에 한 획을 그을 도전에 나선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아야 할 일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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