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과 비키니의 하모니’

‘히잡과 비키니의 하모니’

입력 2012-08-11 00:00
수정 2012-08-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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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발리볼에 무슬림 女심판 첫 등장

올림픽에서 이슬람 의상과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종목은 단연 비치발리볼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일(현지시간) 끝난 런던올림픽 비치발리볼에서는 히잡(이슬람 여성이 쓰는 스카프)을 한 여성이 등장했다. 이집트 출신의 심판 아미나 엘 세르가니가 그 주인공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때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비치발리볼 역사상 올림픽에서 여성 이슬람교도가 심판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세르가니는 이번 대회에서 긴팔 상하의에 히잡을 한 채 경기를 진행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판없는 경기로 착각하게끔 진행해야 최고의 심판이라고들 하지만 세르가니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의상이 선수들의 비키니 유니폼과 극단적으로 대조됐기 때문이다.

배구 심판 17년 경력의 그는 여성 심판의 비율을 늘리려는 국제연맹의 방침 덕분에 이번 올림픽 심판을 맡을 기회를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예선과 본선 토너먼트에 심판으로 나섰지만 메달이 나오는 경기는 맡지 않았다.

세르가니는 자신의 복장에 대해 “별 문제 없다”며 “내게는 일상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에는 선수들이 날 무서워한다고 생각했지만 나에게 익숙해지고 나서는 내게 매우 잘해줬다”며 “누구도 나의 복장에 대해 말하지 않았으며 다른 심판처럼 나를 존중했다”라고 소개했다.

’심판은 튀지 않는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역발상’을 강조했다. 이슬람권을 포함한 모든 문화권의 여성이 비치발리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자신이 용기를 주고 싶다는 얘기였다.

세르가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기고 지는게 아니라 참가하고, 개입하고, 고립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대회 심판을 본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무슬림 여성뿐 아니라 다른 많은 여성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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