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등 오픈워터 첫 출전 무산될 뻔
‘KOR’ 약자 8cm 높이 이상 표시 안 지켜
연맹-후원사 계약 늦어 시중 제품 급히 공수
연맹 “21일부터 경영팀에 정상 유니폼 지급”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해 출전한 선수들이 매직 펜으로 나라명을 적은 수영모자, 테이프로 상표를 가린 유니폼 등 격에 맞지 않은 용품으로 출전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수영연맹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오픈워터 대표팀의 백승호(29·오산시청)와 조재후(20·한국체대)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출전한 오픈워터 경기에 하마터면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규정에 맞지 않는 수영모자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오픈워터 종목은 호수나 강, 바다, 수로에서 개최되는 야외 수영 경기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부 여자부 각각 5km, 10km, 25km 등 3종목과 팀 릴레이 5km 등 7경기가 여수엑스포해양공원의 오픈워터 수영경기장에서 열린다.
백승호와 조재후는 남자 5km 경기를 앞두고 수영복과 손발톱 등을 검사 받다가 수영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파견된 경기담당관이 FINA 국제대회 복장 규정에 맞지 않으니 새 수영모를 쓰고 오거나 기권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수영연맹이 선수들에게 지급한 문제의 수영모 우측엔 태극기와 KOR이, 왼편엔 FINA 공식 후원사인 야쿠르트(yakult)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FINA 홈페이지(fina.org)만 봐도 오픈워터 국제경기 복장 규정은 쉽게 찾을 수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적용되는 규정에 따르면 오픈워터 종목 참가 선수는 머리나 수영모 왼쪽과 오른쪽에 국가명 영문약자 3글자를 표시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KOR’, 미국 ‘USA’, 일본 ‘JPN’ 식이다.
국가표식은 최소 8cm 높이 이상으로 눈에 잘 띄도록 해야 하며 국기도 함께 표시할 수 있다고 FINA는 규정했다.
아레나, 나이키 등 스포츠용품 제조사의 로고는 수영모 앞쪽에 최대 20㎠를 넘지 않는 크기로 표시할 수 있다.
결국 수영연맹은 이런 국제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국가대표 수영모를 제작했다고 인정했다.
백승호와 조재후는 경기 주최 측인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예비로 준비한 주황색 아레나 수영모에 매직펜으로 KOR을 적은 뒤 급하게 출전했다.
심지어 수영모 사이즈가 제대로 맞지 않아 선수들은 흘러내리는 수영모를 붙잡고 경기를 해야 했다. 백승호는 “수영모가 계속 머리에서 벗겨지더라. 매우 아쉬웠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이날 57분 5초 30의 기록으로 총 60명의 출전 선수 중 48위를 기록했다.
오픈워터 대표팀은 다음날 경기부터 KOR을 인쇄한 검정 수모를 쓰고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다이빙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 출전한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의 테이프 유니폼이 도마에 올랐다.
우하람은 뒷면의 상표를 은색 테이프 여러겹으로 가린 지퍼식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수영연맹이 대회 시작 2주도 안남은 지난 1일에야 후원사 계약을 맺은 탓이었다. 이 때문에 선수단 용품 제작이 늦어졌고 선수들은 시판되는 제품을 입고 대회에 출전했다.
연맹은 논란이 일자 로고에 천을 대고 급하게 ‘KOREA’를 새긴 유니폼을 15일 지급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은색 테이프 대신 ‘KOREA’가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연맹 관계자는 “우레탄 필름지로 KOREA를 프린팅한 의류를 17일 전 선수단에 지급한다”면서 “21일 경기부터는 정상적으로 후원사가 제조한 국가대표 유니폼과 용품을 지급해 경기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KOR’ 약자 8cm 높이 이상 표시 안 지켜
연맹-후원사 계약 늦어 시중 제품 급히 공수
연맹 “21일부터 경영팀에 정상 유니폼 지급”
안 맞는 수영모 쓰고...
13일 여수 엑스포 해양공원 오픈워터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오픈워터수영 남자 5km 경기에서 백승호가 터치패드를 찍고 있다. 백승호는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태극기가 그려진 수영모를 지급받았으나 국제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급히 마크 없는 수영모를 구해 매직펜으로 KOREA를 적어 넣은 뒤 경기에 참가했다. 백승호는 57분 5초 30의 기록으로 총 60명의 출전 선수 중 48위를 기록했다. 2019.7.13
연합뉴스
연합뉴스
오픈워터 대표팀의 백승호(29·오산시청)와 조재후(20·한국체대)는 지난 13일 처음으로 출전한 오픈워터 경기에 하마터면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규정에 맞지 않는 수영모자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오픈워터 종목은 호수나 강, 바다, 수로에서 개최되는 야외 수영 경기다.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부 여자부 각각 5km, 10km, 25km 등 3종목과 팀 릴레이 5km 등 7경기가 여수엑스포해양공원의 오픈워터 수영경기장에서 열린다.
백승호와 조재후는 남자 5km 경기를 앞두고 수영복과 손발톱 등을 검사 받다가 수영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가영어약어 3글자를 수영모 양쪽에 적도록 한 국제수영연맹(FINA)의 오픈워터 표시 규정. 2019.7.16
FINA 홈페이지
FINA 홈페이지
수영연맹이 선수들에게 지급한 문제의 수영모 우측엔 태극기와 KOR이, 왼편엔 FINA 공식 후원사인 야쿠르트(yakult)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FINA 홈페이지(fina.org)만 봐도 오픈워터 국제경기 복장 규정은 쉽게 찾을 수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적용되는 규정에 따르면 오픈워터 종목 참가 선수는 머리나 수영모 왼쪽과 오른쪽에 국가명 영문약자 3글자를 표시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KOR’, 미국 ‘USA’, 일본 ‘JPN’ 식이다.
국가표식은 최소 8cm 높이 이상으로 눈에 잘 띄도록 해야 하며 국기도 함께 표시할 수 있다고 FINA는 규정했다.
결승선 통과한 백승호
13일 여수 엑스포 해양공원 오픈워터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오픈워터수영 남자 5km 경기에서 백승호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물 밖으로 나서고 있다. 백승호는 57분 5초 30의 기록으로 총 60명의 출전 선수 중 48위를 기록했다. 2019.7.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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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영연맹은 이런 국제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국가대표 수영모를 제작했다고 인정했다.
백승호와 조재후는 경기 주최 측인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예비로 준비한 주황색 아레나 수영모에 매직펜으로 KOR을 적은 뒤 급하게 출전했다.
심지어 수영모 사이즈가 제대로 맞지 않아 선수들은 흘러내리는 수영모를 붙잡고 경기를 해야 했다. 백승호는 “수영모가 계속 머리에서 벗겨지더라. 매우 아쉬웠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이날 57분 5초 30의 기록으로 총 60명의 출전 선수 중 48위를 기록했다.
오픈워터 대표팀은 다음날 경기부터 KOR을 인쇄한 검정 수모를 쓰고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
‘개최국 격에 안 맞는 유니폼’
지난 14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전에서 테이프로 특정 상표를 가린 상의를 입은 우하람이 입장하고 있다(왼쪽). 국가대표 유니폼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15일 우하람이 임시방편으로 국가명을 붙인 상의를 입고 10m 싱크로나이즈드 결승전에 입장하고 있다. 2019.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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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람은 뒷면의 상표를 은색 테이프 여러겹으로 가린 지퍼식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수영연맹이 대회 시작 2주도 안남은 지난 1일에야 후원사 계약을 맺은 탓이었다. 이 때문에 선수단 용품 제작이 늦어졌고 선수들은 시판되는 제품을 입고 대회에 출전했다.
연맹은 논란이 일자 로고에 천을 대고 급하게 ‘KOREA’를 새긴 유니폼을 15일 지급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은색 테이프 대신 ‘KOREA’가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연맹 관계자는 “우레탄 필름지로 KOREA를 프린팅한 의류를 17일 전 선수단에 지급한다”면서 “21일 경기부터는 정상적으로 후원사가 제조한 국가대표 유니폼과 용품을 지급해 경기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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