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슈타디온 안데어알텐 푀르스테라이를 가득 메운 이들이 성탄 캐럴을 함께 부르고 있다.
베를린 로이터 연합뉴스
베를린 로이터 연합뉴스
유래는 이렇다. 2003년 우니온 베를린이 겨울 휴식기를 앞두고 마지막 경기를 졌다. 경기 때 성탄 축하를 하지 않았다는 아쉬움 때문에 성탄 전날에 팬들은 와인, 초콜릿, 커피를 들고 구장에 들어가 캐럴을 신나게 부르자고 의기투합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이게 하나의 전통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다음 해에는 수백 명이 모여 들었고, 구단에서는 이들의 범행(?)을 눈감아준 것은 물론, 아예 팬들의 모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 규모가 커져 매년 2만 8000여 좌석을 판매하는 정례 콘서트가 됐다.
구단 홍보 책임자인 크리스티앙 아르바이트는 올해 콘서트에 트럼펫 연주자로 참여했다. 구단에서 관계자들의 연주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했는데, 때마침 아르바이트가 적임자로 꼽혔던 것이다.
이 행사가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아르바이트는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수만 명의 팬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개인의 노래 실력은 상관이 없다. “팬들의 함성”이 “합창”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축구나 클럽은 좋아하지 않지만 성탄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사람까지 몰리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슈타디온 안데어알텐 푀르스테라이를 가득 메운 이들이 성탄 캐럴을 함께 부르고 있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베를린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