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한계 넘어 마라톤 2시간 벽 깨자’…불붙은 기록 단축 경쟁

‘인류한계 넘어 마라톤 2시간 벽 깨자’…불붙은 기록 단축 경쟁

입력 2017-05-07 11:08
수정 2017-05-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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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진 “127g짜리 초경량 러닝화·바람 저항 최소화·적합한 코스 설계”로 1시간대 가능1초당 5.86m 속도로 달리면 1시간대 진입 가능

극한의 스포츠 중 하나인 마라톤에서 인류는 과연 한계치를 넘어설 수 있을까.

42.195㎞ 마라톤 풀코스에서 ‘1시간대 주파’라는 신기원을 열고자 첨단 과학으로 무장한 다국적 스포츠 브랜드가 열띤 경쟁을 주도한다.

나이키가 마라톤 풀코스 2시간의 벽을 깨자는 취지에서 ‘브레이킹 2’(Breaking 2) 프로젝트를 지난해 12월 출범하자 이에 뒤질세라 아디다스도 이와 비슷한 목적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마라톤 남자 세계기록은 데니스 키프루토 키메토(33·케냐)가 2014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 2분 57초다.

이제 3분만 앞당기면 마라톤 1시간대 시대가 열린다.

나이키는 6일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브레이킹 2’ 레이스에서 신기록 달성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엘리우드 킵초게(33·케냐)는 몬차의 포뮬라 원(자동차경주) 서킷에서 열린 마라톤 레이스에서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25초 만에 주파했다.

26초가 모자가 아쉽게 1시간대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나이키가 킵초게와 더불어 마라톤 2시간의 벽을 허물 선수로 낙점한 보스턴 마라톤 2회 우승 이력의 렐리사 데시사(27·에티오피아)와 하프마라톤 세계기록(58분 23초) 보유자인 저세네이 타디스(35·에리트레아)가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해 킵초게의 기록을 도왔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공인 마라톤 대회 운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킵초게의 기록은 ‘비공인’ 세계기록으로 남게 됐으나 1시간대에 다가선 그의 기록은 경이적인 업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인 CNBC가 지난 3월에 소개한 내용을 보면, 미국 콜로라도 대학, 휴스턴 대학 연구진은 마라톤 1시간대 주파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스포츠 의학’ 저널에서 발표했다.

육상 선수 출신 선임 저자인 바우테르 후흐카메르(네덜란드) 콜로라도 대학 연구원은 “인류는 마라톤 1시간대 주파를 오래전부터 연구해왔다”면서 “여러 조건이 잘 맞물린다면 우리 계산으론 1시간대 완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록 단축의 핵심 요건으로 첨단 과학의 결정체인 운동화와 마라톤 코스를 들었다.

연구진은 키메토가 세계기록 달성 당시 신은 러닝화의 무게(신발 한 짝당 8온스, 226.79g)보다 3.5온스 가벼운 4.5온스(한 짝 127.57g)짜리 러닝화를 신고 뛰면 약 57초 기록을 줄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

달릴 때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방법과 신기록 수립에 적합하게 설계된 마라톤 코스 중요한 구실을 한다.

연구진은 1시간대 마라톤 신기록을 세우려는 선수는 앞으로 마라톤 직선 주로에서 앞선 이들의 뒤에서 일정 간격을 유지해 체력을 비축하면서 뛰는 드래프팅(drafting) 전략을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드래프팅은 바람의 저항을 줄여 기록 단축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다른 주자의 뒤에서 뛰는 것만으로 바람의 저항을 93%나 줄일 수 있다는 1971년 연구 논문을 인용한 뒤 풀코스를 2시간 3분에 주파하는 선수라면 바람의 저항을 36%만 줄여도 1시간 59분 59초에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대회 주최 측이 마라톤 코스 전반부를 바람막이 노릇을 하는 숲을 낀 루프(순환) 코스로, 후반부 코스를 완만한 내리막길로 각각 설계한다면 신기록 수립에 한층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아울러 1시간대 주파를 위해선 초당 평균 5.72m로 뛴 키메토보다 조금 더 빠른 초당 평균 5.86m의 속도로 달려야 한다고 연구진은 추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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