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단 관계자, 평창 참가 여부에 “두고 봅시다”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개막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뼈아픈 패배에도 자신들을 뜨겁게 응원해준 남측에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북한은 2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개막전에서 호주에 1-2로 패했다.
북한은 1피리어드 7분 52초에 터진 김은향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1피리어드 16분 17초에 동점 골을 내준 데 이어 3피리어드 8분 56초에 역전 골을 허용하고 무릎을 꿇었다.
북한은 세계 랭킹 26위로 이번 대회 참가국 중 북한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이날 맞붙은 호주(28위)뿐이었다.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인 호주에 덜미를 잡힌 북한은 이로써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B(5부리그) 강등 위기에 처했다.
패배 뒤 고개를 떨군 북한은 그러나 곧바로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않았다. 선수들은 관중석 한쪽으로 향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6·15 강원본부가 구성한 ‘남북공동응원단’이 자리한 곳이었다.
남북공동응원단은 이날 북한의 경기 전 워밍업 때부터 경기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반도 깃발을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 ‘통일조국’을 외치며 기를 살렸다.
북한 선수단은 이에 보답하듯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전 응원단 앞에 일렬로 서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손을 흔들거나 스틱을 흔들어 보이며 뜨거운 응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의 반응은 또 달랐다. 북한 선수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믹스드존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다.
경기 소감을 묻는 한국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한 선수만이 “반갑습니다”라고 짧게 말하고 지나간 것이 전부였다.
북한 팀 매니저인 한호철은 선수단을 대표해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를 묻는 말에는 “두고 봅시다”라고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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