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월터 감독 “김현수, 어느 순간에는 이겨낼 것”

쇼월터 감독 “김현수, 어느 순간에는 이겨낼 것”

입력 2016-03-09 14:28
수정 2016-03-0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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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직구 신경쓰다 보니 변화구 대처가 안돼”

18타수 무안타.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지금까지 남긴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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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연합뉴스
김현수
연합뉴스
비록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서 ‘타격기계’로 명성을 떨쳤던 김현수의 예상 밖 부진은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여러 한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성공을 확신했던 국내 팬들을 당황하게 한 것은 물론 현지 언론에서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볼티모어 지역지인 ‘볼티모어선’은 9일(이하 한국시간) ‘오리올스 좌익수 김현수의 계속되는 무안타 침묵’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기사를 통해 김현수의 혹독한 메이저리그 적응기와 이를 인내심 있게 바라보는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관점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김현수는 전날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현수는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서 미네소타 우완 선발 필 휴즈를 공략했으나 3루수 땅볼로 돌아섰다. 5회말 2사에서는 우완 트레버 메이를 상대로 2루수 땅볼에 그쳤다.

김현수는 두 타석 모두 날카로운 땅볼 타구를 날렸으나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이번 오프시즌에 볼티모어와 2년간 7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현수는 이로써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6경기에서 18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의 앞선 경기들은 주전급이 거의 빠진 원정경기라 김현수는 상위 타선에 포진했지만, 이날은 볼티모어의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홈 경기였다. 김현수는 7번 타자로 나섰다. ‘볼티모어선’은 이를 토대로 김현수가 정규시즌에서 7번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현수는 지난 6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수비와 공격 모두 내가 아닌 것 같다.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며 부담감을 인정한 뒤 “마치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꼬마 같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하루 뒤 경기에서 비록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가며 조금씩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쇼월터 감독은 ‘볼티모어선’과 인터뷰에서 “김현수가 부닥친 도전 과제 중 하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구속이 좀 더 빠르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미국에서 오랜 기간 뛴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에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나는 김현수에게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는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이 빠르다 보니) 직구를 예상하고 타이밍을 빨리 잡는 바람에 변화구 대처가 안 되는 것 같다”며 “타석에서 서두르고 빨리 스윙하려는 것이 보인다”고 짚었다.

‘볼티모어선’은 “김현수는 한국에서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었다. 김현수는 타석에서 인내할 줄 아는 타자로 알려졌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볼넷 하나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김현수가 타석에서 서두르고 있다는 또 하나의 징표”라고 지적했다.

쇼월터 감독은 구단이 김현수가 거듭되는 부진에 신경 쓰지 않고 여유를 갖도록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월터 감독은 “우리는 그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에게는 힘든 시기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충분하고, 그는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티모어선’은 이처럼 구단 차원에서 김현수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돕고 있지만 한 가지만은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한국 미디어의 관심이 워낙 크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한국 미디어가 매 경기 김현수를 인터뷰하고 있으며, 지난 8일에는 김현수가 8회초에 교체됐는데,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그는 또 다른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범타에 그쳤을 때 그의 리액션을 보라”며 “당신들(미국 현지 기자들)은 가끔 그(김현수)에게 질문하지만, 한국 미디어들은 그에게 매일 무엇을 질문한다고 생각하느냐”며 “나도 (한국 미디어의 관심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충분한 시간이 있고, 김현수는 어느 순간에는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현수에게는 하루하루가 학습이다. 미국에서의 삶은 매 순간 그에게 새로울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선수가 이 과정을 이겨냈다. 메이저리그 적응을 도울 수 있는 한 가지는 이 레벨에 맞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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