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13타수 무안타, 박병호는 8타수 1안타작년 시범경기 2할 강정호, 정규시즌 ‘복덩이’
KBO 리그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두 타자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시범경기 초반 고전 중이다.볼티모어와 미네소타가 맞붙은 6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센추리 링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는 ‘코리안 더비’가 열렸다.
김현수는 3번 타자 좌익수로 나와 4타수 무안타, 박병호는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득점으로 침묵했다.
이로써 김현수는 시범경기 4경기 13타수 무안타, 박병호는 3경기 8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김현수는 안타가, 박병호는 장타가 아직 안 터졌다.
메이저리그라는 정글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 중인 둘 다 초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조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럴 때일수록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시범경기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건 한 해 먼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증명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3월 4일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홈런을 신고하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도 안타를 추가했다.
하지만 세 번째 경기부터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 고전하기 시작했다.
“똑바로 오는 공이 없다”는 게 당시 강정호의 말이었다.
시범경기 기간 강정호는 부진했다. 첫 11경기에서 27타수 3안타, 타율 0.111에 그쳤다.
시범경기 막판 조금씩 감각을 되찾아 안타를 추가했지만 결국 타율 0.200으로 마감했다.
그렇지만 정규시즌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복덩이’였다.
126경기에 출전, 타율 0.287에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완벽하게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지금 김현수와 박병호는 결과를 내는 것보다 자신만의 강점을 유지하는 게 먼저다.
까다롭고 냉정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거액으로 그들을 영입했다는 건 이미 기량은 인정했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잘 치면 좋겠지만 지금은 둘 다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다.
김현수는 아직 안타는 없지만 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답게 삼진은 하나밖에 안 당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도 김현수의 빠른 적응을 위해 최대한 많은 타석에 설 수 있게 배려한다.
김현수는 6일까지 시범경기에 출전한 모든 선수 중 가장 많은 13타수를 기록했다.
감독부터 지금 김현수에게 필요한 건 경험, 그리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안타를 신고하지 못한 김현수보다 박병호는 조금 더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첫 경기였던 3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은 세 차례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2경기는 삼진을 당하지 않고 타격 타이밍을 잡았다.
기대했던 장타는 아직 안 나왔지만 박병호 역시 김현수와 다를 건 없다.
일부러 멀리 치겠다는 욕심을 가지는 건 금물이다.
본인이 가진 타격 메커니즘대로 치다 보면 홈런은 따라오게 돼 있다.
7일 김현수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첫 안타를, 박병호는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첫 장타에 도전한다.
강정호가 작년 걸어온 길을 되새기는 게 두 선수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