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연착륙, 추신수는 무기력…엇갈린 MLB 전반기

강정호 연착륙, 추신수는 무기력…엇갈린 MLB 전반기

입력 2015-07-13 13:36
수정 2015-07-1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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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성공한 계약, 추신수 실패한 계약” 평가도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이는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연착륙하며 한국인 내야수의 힘을 과시했다.

반면 고액 연봉자 외야수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최악의 전반기를 보내며 고개를 숙였다.

강정호는 2015 메이저리그 전반기가 끝난 13일(이하 한국시간)까지 72경기에 나서 타율 0.268(224타수 60안타) 4홈런 29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애초 ‘백업 내야수’로 분류됐던 강정호는 짧은 순간에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팀의 중심인 4번타자로 13경기나 나서고, 36경기에서 클린업트리오(3∼5번)로 출전했다.

강정호는 “한국인 야수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한국 야구팬과의 약속을 지켰다.

한국프로야구 최고 유격수란 타이틀을 달고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 나선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이적료 500만2천15달러를 제시한 피츠버그와 협상을 했고 4년 1천60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했다.

한국프로야구를 거친 한국인 야수가 미국에 진출한 건 처음이었다.

당시 미국 현지 언론은 “강정호가 그 정도 가치가 있는 선수인가”라는 의문을 품었다. 미국 언론은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일본 야구에서 온 내야수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힘과 기술로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뚫었다.

강정호가 그라운드에 설 때마다 기록이 탄생했다.

강정호는 4월 9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개막 2차전 8회초 대타로 등장하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빅리그 첫 타석에서는 3루 땅볼에 그쳤다. 출발은 초라했지만, 점점 빛이 났다.

강정호는 4월 13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방문경기에서 7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7회초 중전 안타를 치며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다.

22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는 타점을 올렸고, 5월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을 공략해 빅리그 첫 홈런을 쳤다.

0-1로 뒤진 9회초에 터진 극적인 홈런이었다.

강정호는 경기를 치를수록 힘을 냈고,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내며 자주 선발 출전 기회를 줬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수비 능력도 강정호의 연착륙을 도왔다.

강정호는 53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유격수로 16경기, 3루수로 37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주전 유격수는 조디 머서로 굳어가는 분위기지만, 강정호는 3루수로도 주전 경쟁을 펼치며 선발 출전 기회를 늘렸다.

수비도 점점 견고해졌다. 강정호는 6월 26일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서 시즌 7번째 실책을 범한 뒤 15경기에서 무실책 경기를 했다.

몸을 던져 공을 잡고, 강한 어깨로 송구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며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강정호의 WAR(Wins Above Replacement·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은 1.5다. 대체 선수보다 팀에 1.5승을 더 안겼다는 의미다.

피츠버그 야수 중 강정호보다 높은 WAR을 기록한 선수는 4명뿐이다.

이제 미국 언론은 강정호의 계약을 ‘성공한 모험’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추신수와 텍사스의 계약은 ‘매우 비싼 돈을 주고 영입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혹평받았다.

2013년 12월 7년간 1억3천만 달러의 초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하며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해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했고, 올해도 타율 0.221(307타수 68안타), 11홈런, 38타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빅리그 입성 후 가장 부진한 전반기였다.

추신수는 작년 8월 시즌을 일찌감치 접은 뒤 두 부위를 수술하고 재활을 거쳐 완벽한 몸 상태로 올 시즌을 맞이했으나 4월 타율 0.096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안은 바람에 모든 일이 꼬였다.

5월 잠시 타율 0.295를 치고 급반등하는 듯했으나 6∼7월 타율 0.203을 치는 데 그쳐 다시 내리막을 탔다.

추신수는 규정 타석을 채운 팀 내 타자 5명 중 최하위로 처졌다.

현지 언론은 매섭게 추신수를 비판했고, 몇몇 팬들은 홈 경기에서도 추신수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추신수는 18일 재개하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도약을 노린다.

2013년과 201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3선발로 활약한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8)은 올 시즌에 대한 미련을 지우고 어깨 재활에 매진한다.

류현진은 올 시즌 어깨 통증으로 정규시즌에서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5월 22일 수술대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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