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한국야구 자존심 살리고 싶다”

KIA 양현종 “한국야구 자존심 살리고 싶다”

입력 2015-01-16 09:15
수정 2015-01-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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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이 2015년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면서 “토종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고 연말에 떳떳하게 상을 받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를 향해 출국하기에 앞서 만난 양현종은 그동안 외국인 투수에게 빼앗겼던 ‘탈삼진 왕’ 타이틀을 올해에는 놓치고 싶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양현종은 지난해 다승 2위(16승), 탈삼진 3위(165개)로 한국인 투수 중 이 분야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토종 투수 1위’ 자리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그동안 한국야구, 한국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며 “생각보다 높은 방어율도 신경 쓰고, 이닝도 길게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다가 불발된 뼈아픈 경험도 양현종의 마음을 더욱 굳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양현종은 지난해 11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했으나 영입 의사를 밝힌 미국 구단이 제시한 최고 응찰액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간절히 바라왔던 꿈을 접어야 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마음고생을 했다”며 “그러나 구단이 저를 많이 생각해주셔서 좋게좋게 (마음 정리를)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KIA는 양현종에게 지난해보다 233.3%(2억8천만원) 오른 4억원의 연봉을 안겨주며 최고 대우를 해줬다.

그만큼 더 큰 책임감도 생겼다.

양현종은 “어느덧 후배들도 엄청나게 많은 9년차 선수가 됐다”며 “’열심히’보다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지난해 ‘타고투저’ 현상의 영향으로 투수보다는 타자들의 활약이 뛰어났다는 점이 아쉬웠다면서 “올해는 ‘투고타저’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어 “연말 시상식에서 타자들이 상을 많이 받는 것을 보고 투수로서 부끄러웠다”며 “올해는 잘해서 떳떳하게 상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때 한국시리즈 단골 구단으로 ‘왕조’를 이뤘던 KIA가 지금은 약체 구단으로 평가받는 현실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실력으로 그런 전망을 뒤집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양현종은 “2009년에 우승을 하고 벌써 6년이 지났다”며 “우승의 기억을 자부심으로 여기기보다는 추억으로 남기고 앞으로의 일을 더 중요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이 약체로 평가받아서 자존심이 많이 상하지만,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된다”며 “실력으로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 상태를 천천히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144경기를 치르는 올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라면서 “이전에는 개막전에 맞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끌어올렸는데, 올해는 7·8월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대비해 천천히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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