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방문 ‘10번 유니폼’ 선물
“교황은 수년 만에 나를 교회로 다시 돌아오게 했다. 우리는 교황을 본받아야 한다.”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신의 손’을 빌린 헤딩슛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 프란치스코와 만난 뒤 이렇게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1일(현지시간) 종교 간 평화를 위해 교황청이 주선한 자선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했다. 마라도나는 자신의 현역 시절 등 번호인 10번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이 새겨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선물했다.
교황은 이번 자선 경기가 “종족, 언어, 종교에 기반한 모든 차별을 철폐하고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퇴한 뒤 모국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푸피재단을 세운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 선수 하비에르 사네티는 평소 종교 간 화합을 고민하던 교황에게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전·현직 선수들의 자선 경기를 제안했다. 교황은 흔쾌히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마라도나 외에도 로베르토 바조,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잔루이지 부폰, 카를로스 발데라마, 안드리 셰프첸코 등 예전의 축구 스타들이 호응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4-09-03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