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문태종·태영 어머니 “형한테 양보하랬는데”

<프로농구> 문태종·태영 어머니 “형한테 양보하랬는데”

입력 2014-04-11 00:00
수정 2014-04-11 15:5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형한테 양보하라고 했는데…. 그래도 최우수선수(MVP)가 되니 정말 장합니다.”

10일 끝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의 경기는 문태영(36·모비스)과 문태종(39·LG)의 ‘형제 대결’로도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미지 확대
프로농구 모비스의 문태영(오른쪽)이 1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챔피언 결정 6차전 도중 형 문태종의 제지를 받자 림을 올려다보고 있다. 문태영이 25득점 11리바운드로 문태종(12득점 6리바운드)을 이기며 79-76 승리를 이끌어 귀화선수 최초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창원 연합뉴스
프로농구 모비스의 문태영(오른쪽)이 1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챔피언 결정 6차전 도중 형 문태종의 제지를 받자 림을 올려다보고 있다. 문태영이 25득점 11리바운드로 문태종(12득점 6리바운드)을 이기며 79-76 승리를 이끌어 귀화선수 최초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창원 연합뉴스


양 팀 전력의 핵심을 이루는 형제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서 형제 대결을 벌였고 결국 동생인 문태영이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승자가 됐다.

하지만 형제의 치열한 ‘전쟁’을 지켜봐야 했던 어머니 문성애 씨는 챔피언전이 끝난 뒤 결국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는 “첫째가 우승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또 둘째가 MVP가 되니 기뻐서 그런가 보다”라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한국 무대에 먼저 뛰어든 것은 동생이었다. 문태영은 2009-2010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국내 코트에 데뷔했고 2012-2013시즌부터 모비스로 옮겨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형은 동생보다 1년 늦은 2010-2011시즌 인천 전자랜드에서 데뷔했으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 문태영이 몸담았던 LG로 이적했다.

문성애 씨는 “솔직히 말해서 (문)태영이는 작년에 우승했지 않느냐”고 되물으며 “그래서 이번에는 (문)태종이가 우승을 하기를 응원했다”고 밝혔다.

10일 마지막 6차전을 공교롭게도 모비스 응원석에서 지켜봤다는 그는 “하도 태종이를 응원해서 그런지 모비스 팬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어머니는 “솔직히 태종이가 앞으로 몇 년이고 더 뛸 수 있다면 누가 우승하든 무슨 상관이겠느냐”며 “은퇴를 앞두고 형제가 우승을 한 번씩 했으면 하는 마음에 형을 응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태종이가 3점슛을 더 시도했어야 했는데 너무 동료 선수들에게 패스 위주로 경기하더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문태영의 플레이오프 MVP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표정이 밝아지며 “정말 장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문성애 씨는 “태영이는 태어날 때부터 체격이 탄탄했다”고 회상하며 “아마 형에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더 열심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둘이 유럽에서 용병으로 뛸 때는 사실 형이 더 우승을 많이 했다”며 “태영이는 그런 면에서도 더 승부욕이 불탔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 심정을 그대로 겪은 문성애 씨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정규리그 MVP는 태종이가 받을 수 있을까요”라며 걱정했다.

”플레이오프 MVP는 문태영이 받았고 정규리그는 문태종이 유력하다”는 말에 그는 “태종이가 정규리그 MVP를 받으면 그래도 마음이 나아질 텐데”라며 흐르던 눈물을 또 닦아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