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김인식·김재박·조범현 등 물망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7일 구단주 총회에서 수원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 10구단 운영 주체로 KT를 승인하면서 팀 창단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초대 사령탑에 누가 오를지 큰 관심이 쏠린다.지금까지 KT는 KBO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적극 나서야 할 때가 됐다.
9구단 NC 다이노스는 2011년 3월에 KBO의 창단 승인을 받고 나서 다섯 달 뒤인 8월 말 김경문 전 두산베어스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기존 팀과 비교해 전력이 떨어지는 신생 구단을 이끌고 리그에 연착륙하려면 초대 감독은 약팀을 강팀으로 조련할 수 있는 역량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춘 지도자여야 한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중론이다.
리그 흥행이나 거대 통신기업인 KT의 이미지도 고려한다면 거물급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것만큼 확실한 선택은 없다고도 조언한다.
이런 여러 조건 때문에 현재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김성근(71) 고양원더스 감독, 김인식(66) KBO 기술위원장, 김재박(59) KBO 경기감독관, 삼성 라이온즈 인스트럭터를 맡고 있는 조범현(53) 전 KIA 감독 등이 KT의 초대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다.
’야신(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은 한국야구의 대표적인 명장이다.
그는 SK 와이번스를 2007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고 이 가운데 세 차례나 우승을 안겼다.
또 태평양, 쌍방울, LG 등 재임 당시 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조련해 좋은 성적을 냈고 2011년 말부터 맡은 독립야구단인 고양원더스를 짧은 시간 내 ‘야구 사관학교’로 키워냈다.
이런 가운데 이석채 KT 회장이 경쟁사 계열의 SK 와이번스를 이끌던 김 감독을 높이 평가하고 그에게서 경영 기법을 배우겠다고 밝힌 과거의 발언이 다시 화제가 되면서 김 감독의 KT 감독설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2009년 6월1일 통합 KT 출범식을 가진 뒤 기자간담회에서 “얼마 전에 SK 사람들을 만나 김성근 감독의 야구와 훈련 스타일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 속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는 고양원더스의 사령탑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8월에 고양과의 계약을 2년 더 연장해 2014년까지 남아 있기로 했다.
처음 고양 사령탑에 선임될 때에는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 타 구단으로 옮겨갈 수 있는 조항을 뒀지만 재계약 때에는 직접 이 조건도 뺐다.
당장 감독직을 맡아도 큰 무리가 없고 현장 지도자 경험도 많은 김인식·김재박·조범현 등 전임 프로 사령탑들이 KT 감독 후보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쌍방울, 두산, 한화 사령탑을 지낸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은 두 차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4강·준우승의 성적을 내는 등 단기간에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재박 전 LG 감독은 과거 수원을 연고로 한 현대 유니콘스를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
감독 초년병 시절에 약체 SK를 맡아 우승권 팀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2009년에는 KIA 타이거즈에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조범현 삼성 인스트럭터도 프로팀 사령탑 자리가 빌 때마다 빠지지 않고 후보에 오르는 지도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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