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코리안특급 ‘스톱’

[프로야구] 코리안특급 ‘스톱’

입력 2012-11-30 00:00
수정 2012-11-3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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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끝내 은퇴…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 124승 신화

‘코리안 특급’ 박찬호(39·한화)가 19년 동안 정든 유니폼을 벗는다.

프로야구 한화는 29일 “박찬호가 은퇴 의사를 구단에 최종 전달했고 구단은 그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거 신화를 연 박찬호는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마지막 등판  1994년 LA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19년 동안 미국과 일본, 국내 프로야구를 이끌어온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은퇴를 결심,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을 밝힌다. 사진은 그의 현역 마지막 등판이 된 지난 10월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해 5와3분의2이닝 동안 5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마지막 등판
1994년 LA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19년 동안 미국과 일본, 국내 프로야구를 이끌어온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은퇴를 결심,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을 밝힌다. 사진은 그의 현역 마지막 등판이 된 지난 10월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해 5와3분의2이닝 동안 5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찬호는 공주고 시절 빠른 직구로 주목받았다. 한양대에 진학한 뒤 최고 구속 158㎞를 찍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1993년 아시아선수권에서 광속구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은 그는 이듬해 1월 LA 다저스와 12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2경기 만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2년 동안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다. 외국에서의 외로움과 보이지 않는 차별을 강인한 훈련으로 이겨 내며 앞만 보고 달렸다. 그의 땀은 1996년에야 결실로 돌아왔다. 메이저리그로 승격해 중간계투로 활약하며 5승을 따내 마침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듬해 선발로 보직을 바꾼 그는 그해 14승, 1998년 15승, 1999년 13승, 2000년 18승, 2001년 15승 등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 뒤 텍사스와 5년 동안 최대 6500만 달러의 자유계약(FA) 대박을 터뜨리며 명예와 함께 ‘부’도 거머쥐었다. 그의 활약은 외환위기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청량제가 됐고 ‘박찬호 키즈’도 붐을 이뤘다.

하지만 그 뒤 순탄치 못했다. 2002년 9승에 그친 그는 허리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듬해 고작 1승, 2004년 4승에 머물렀다. 지역 여론은 싸늘해졌다. 2005년 8승(통산 100승)으로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구단은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했다. 샌디에이고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간 박찬호는 2007년 뉴욕 메츠로 옮기며 부활을 꿈꿨지만 1경기만 등판한 뒤 방출됐다. 그 뒤 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2008년 다저스 불펜에서 박찬호는 4승으로 부활했고 이듬해 필라델피아로 옮겨 3승을 따내 생애 첫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2010년 양키스로 이적했으나 시즌 중 방출돼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다. 박찬호는 17년 미국 생활에 9개 팀을 옮겨 다니며 476경기(1993이닝)에서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124승은 아시아 출신 투수 최다승이다.

메이저리그를 접고 지난해 일본 오릭스에서 선수 생명을 이어 간 그는 7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지만 강인한 모습은 그대로였다. 그리고 올해 18년의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팀 한화에 입단했다. 불혹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구위를 뽐내며 23경기에서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화려한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하게 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2-11-3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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