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조화’ 삼성, 2년 연속 KS 진출

‘투타 조화’ 삼성, 2년 연속 KS 진출

입력 2012-10-01 00:00
수정 2012-10-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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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가세·박한이 부활..선발·불펜 절묘한 조화

삼성 라이온즈가 2년 연속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원동력은 투타 전력의 동반 상승에서 찾을 수 있다.

타선의 응집력은 더욱 강해졌고, 선발과 불펜이 조화를 이룬 투수진은 철벽 방패로 리그를 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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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이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 4회 초에 한·일통산 500번째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이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 4회 초에 한·일통산 500번째 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즌 내내 공수에서 균형을 유지한 팀은 8개 구단 중 삼성이 유일하다.

이는 크게 다쳐 전력에서 이탈한 투타 주축 선수가 거의 없어 류중일 감독이 시즌을 안정적으로 운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선동열 전 감독(현 KIA 감독)이 심어 놓은 ‘지키는 야구’의 유전자를 살려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면, 올해에는 ‘거포’ 이승엽(36)의 가세로 타선의 파괴력이 향상되면서 삼성은 투수와 타격이라는 양쪽의 균형 잡힌 다리로 벌판을 질주하며 ‘밀림의 왕자’가 될 수 있었다.

챔피언답지 않게 5월 하순까지 6위에 머물던 삼성은 6월부터 약진을 시작해 금세 2위로 올라섰다.

7월1일에는 마침내 1위로 치고 나섰고 이후 2위 그룹을 승차 5경기 이상 앞지르며 선두를 질주한 끝에 1위를 확정했다.

무더위를 즐기는 삼성 선수들은 7월에만 5연승 두 차례, 6연승 한 차례 등 세 번이나 연승 가도를 달리며 경쟁팀과의 승차를 벌렸다.

특히 전력에 균열이 생긴 하위 4개 팀을 상대로 꾸준히 승수를 추가해 1위 등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은 1일까지 KIA(11승1무5패), 넥센(13승6패), LG(13승5패), 한화(13승6패) 등 포스트시즌 출전이 좌절된 팀을 제물로 전체 승수(76승)의 66%인 50승을 따내며 ‘천적’ 노릇을 톡톡히 했다.

보통 4강에 오르려면 두 팀 정도는 희생양으로 삼아 승수를 보충해야 한다는 야구계 속설에 비춰보면 4개 팀을 제물로 잡은 삼성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박한이 부활..이승엽 합류로 강력한 중심 타선 구축 = 삼성 타자 중 규정 타석을 채운 이는 모두 6명.

타순으로 볼 때 9번 김상수, 톱타자 배영섭, 2번 박한이, 이승엽·박석민·최형우 클린업트리오가 꾸준히 경기에 나서 규정 타석을 넘었다.

득점 찬스를 만드는 ‘첨병’ 3명과 영양가 만점짜리 타점을 때려줄 중심 타자 3명이 거의 전 경기를 뛰면서 삼성은 안정적으로 타순을 운용했다.

이중 장타력을 겸비한 2번 타자 박한이의 부활과 일본에서 9년 만에 돌아온 이승엽의 가세는 삼성 타선의 무게감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지난해까지 프로에서 11년간 통산 타율 0.292를 때릴 정도로 타격 센스를 인정받은 박한이는 2011년에는 뚜렷한 이유 없이 최악의 성적인 타율 0.256을 남겼다.

허벅지 근육통 탓에 올해 5월에서야 1군에 복귀한 박한이는 그러나 지난해 부진을 딛고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며 ‘테이블 세터’ 노릇을 충실히 해냈다.

지난해 신인왕 배영섭이 2할4푼대의 타율로 기대를 밑도는 상황에서 박한이는 타율 0.306을 때리고 50타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데뷔 이래 12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때렸고, 4할에 가까운 출루율을 기록하고 공격에 물꼬를 텄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은 삼성 타선의 부족한 2%를 채웠다.

간결한 스윙으로 9년 만에 국내 투수들과 맞선 이승엽 역시 초반 연착륙에 성공한 뒤 기복 없이 홈런과 타점을 늘려 갔다.

기대했던 30홈런에는 못 미쳤으나 21개의 홈런과 타점 85개로 제 몫을 100% 해냈다.

개인 성적은 접고 오로지 팀 승리를 위해 도루하고 번트까지 대는 이승엽의 모습에 후배들은 정신을 재무장했다.

지난해에는 홈런·타점·장타율에서 1위에 오른 최형우가 ‘알’을 깨고 나왔다면 올해에는 박석민이 드디어 타격에 눈을 떴다.

부진한 최형우를 5번으로 밀어내고 시즌 중반부터 4번을 꿰찬 박석민은 팀 내 최다인 홈런 23개, 91타점을 올리고 포효했다.

이승엽 뒤에는 더 무서운 박석민이 버텨 상대팀 마운드는 삼성 타선과의 승부를 버겁게 여겼다.

최형우는 타율·홈런에서 지난해보다 성적이 뚝 떨어졌으나 타점 75개를 보태며 중심 타자의 자존심은 살렸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전반기에 타선을 이끈 이승엽이 체력 저하로 고전하자 최형우가 그 틈을 메워주면서 응집력이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세 타자가 팀 타점(572)의 44%인 250타점을 합작하면서 삼성은 어렵지 않게 팀 타점과 팀 득점(615), 팀 장타율(0.389). 팀 타율(0.272)에서 1위를 달리며 ‘공격 야구’를 펼칠 수 있었다.

◇이제는 선발투수진도 ‘최강’ = 뒤로 갈수록 강해지는 삼성의 마운드는 이제는 앞도 강한 이상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는 미치 탈보트, 브라이언 고든 두 외국인 투수가 잘 던져준 덕분이다.

탈보트는 14승, 고든은 11승을 올리며 둘이 합쳐 25승을 따냈다.

이들은 브랜든 나이트(16승)·앤디 밴헤켄(11승·이상 넥센)과 더불어 ‘효자 용병’으로 이름을 날렸다.

체인지업을 배워 16승을 수확하며 생애 첫 다승왕에 성큼 다가선 장원삼과 팔꿈치 수술을 딛고 7년 만에 감격적인 두자릿수 승리를 수확한 배영수(11승)까지 삼성은 4명이나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선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자 구원승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발이 불안정해 중간 계투가 구원승을 챙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팀 구원승이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13승에 그칠 정도로 삼성 투수진의 체질이 완전히 바뀌었다.

안지만(27홀드)을 비롯해 권혁(18홀드), 권오준(10홀드), 오승환(34세이브) 등 필승조는 승승장구하는 선발 투수 덕분에 짐을 덜었고 승리를 지키는 데만 집중하면서 더 튼튼하게 뒷문을 잠갔다.

이들 외에도 윤성환, 차우찬, 정인욱 등 빠른 볼과 제구력을 겸비한 선발 요원이 풍부해 삼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에서 한 경기에 선발 투수를 잇달아 투입해 계투진을 짜는 ‘1+1’ 전략으로 상대팀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왼팔 차우찬이 선발과 중간을 뛰는 ‘조커’ 노릇을 잘 해줬다”며 “올해에도 차우찬과 더불어 오른손 투수 중 한 명을 비장의 조커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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