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는 아일랜드에 3-1로 첫 승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스페인이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첫 경기에서 역내 숙적 이탈리아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스페인과 이탈리아는 10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그단스크 경기장에서 열린 C조 1차전 경기에서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1-1로 비겼다.
유로2008과 2010년 월드컵 우승팀으로 FIFA 랭킹 부동의 1위인 ‘무적함대’ 스페인은 이날 이탈리아와 승패를 가리지 못함으로써 역대 전적에서 8승 12무 10패로 열세를 다시 확인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유로2008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6번의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스페인에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수비 중심의 전술을 구사해온 이탈리아는 이날은 기존의 4-3-1-2 대신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탈리아는 중원을 두텁게 하는 작전으로 스페인과 대등한 공 점유율을 보이면서 득점 없이 전반을 마무리했다.
선제골은 후반 15분 상승세를 탄 이탈리아가 먼저 터뜨렸다.
작년 이탈리아 리그에서 유벤투스의 우승을 이끈 주역인 안드레아 피를로가 스페인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쪽에서 밀어준 어시스트를 후반에 교체 출전한 안토니오 디나탈레가 골대 오른쪽을 향해 대각선으로 차넣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스페인의 공격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만회골이 터진 것은 이로부터 3분 만인 후반 18분이었다.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실바에 이은 짧은 패스를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마무리했다. 중앙에서 좁은 공간을 파고드는 스페인 패싱축구의 전형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스페인은 이후 움직임이 둔해진 이탈리아를 계속해서 몰아붙였지만, 번번이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추가골을 올리지 못했다.
이니에스타가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길을 열었지만, 스페인의 골잡이 다비드 비야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최전방 공격수들이 효과적으로 메우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이날 전술의 변화가 세계 최강 스페인을 상대로 무승부를 낚은 비결이었다.
스리백의 장점을 살려 전반에는 양쪽 수비진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통해 역습의 기회를 살렸고 무엇보다도 중원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후반에는 미드필더를 내림으로써 사실상 수비진을 5명으로 가져가는 파이브백으로 변형함으로써 스페인의 파상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이날 좀처럼 휘슬을 불지 않은 빅토르 커셔이 주심의 관대한 경기 운영도 스페인에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오는 19일 같은 조의 크로아티아와 아일랜드를 상대로 각각 다시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이어 벌어진 같은 C조 경기에서 크로아티아가 헤딩으로 두 골을 만들어낸 마리오 만주키치의 활약에 힘입어 아일랜드를 3대 1로 따돌렸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2분 만에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만주키치가 머리로 받아 넣어 기분 좋게 출발했다.
아일랜드는 전반 18분 숀 세인트 레저의 헤딩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으나 전반 42분 니키차 옐라비치에게 결승골을, 다시 후반 3분 만주키치에게 추가홀을 허용함으로써 크로아티아에 무릎을 꿇었다.
크로아티아는 전후반 시작과 종료 시점에서 집중력과 골결정력을 높이고 측면을 위주로 공격을 다변화한 것이 비교적 손쉬운 첫 승을 따낸 원동력이었다.
반면 A매치 경기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많은 아일랜드는 긴 패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경기 운영으로 경기를 풀어내지 못해 패배를 자초했다.
유로 2012 나흘째인 12일(이하 한국시간)에는 마지막 조인 D조의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오전 1시에,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이 오전 3시45분에 격돌한다.
▲C조 전적(10일<현지시간>)
스페인(1무) 1-1 이탈리아(1무)
크로아티아(1승) 3-1 아일랜드(1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