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 협회장기 농구대회 2위
종료 휘슬이 울릴 때 파란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달랑 셋뿐이었다. 4쿼터 막판 홍순규와 허재윤이 5반칙 퇴장하면서 천기범, 배규혁, 정강호가 꾸역꾸역 뛰었다. 교체 멤버는 없었다. 결국 용산고에 63-89로 대패했다. 그래도 뜨거운 갈채가 쏟아졌다. 만화영화 ‘헝그리 베스트 5’ 같은 이런 얘기가 현실에도 있다.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대회의 최고 히트 상품이 된 부산중앙고다.
천기범
설상가상, 예선 2차전에서 정진욱이 부상해 병원에 실려갔다. 선수들은 불평하는 대신 테이핑 위에 ‘No.4 정진욱’을 매직으로 써넣고 그 몫까지 뛰었다. 예선리그에서 3연승(신림고에 85-42승, 제물포고에 84-64승, 홍대부고에 69-58승)했고 8강에서 광신정보산업고(77-64승)를, 준결승에서 안양고(74-40)를 제압했다. 끈끈한 팀워크와 강한 집념 덕이었다.
감동 스토리가 우승컵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전통, 전력, 선수 구성 등 모든 면에서 용산고에 압도됐다. 교체 선수가 없어 체력이 떨어졌고 파울트러블도 발목을 잡았다. 강양현 코치는 “최선을 다해 준 아이들이 정말 고맙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울먹였다. 강 코치는 “(6월 17일 예정된) 결혼 선물로 우승하고 싶었는데….”라고 아쉬워했지만 ‘우승만큼 값진 준우승’이었다. 3학년 천기범은 노련한 경기 운영과 감각적인 패스,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우수선수상, 득점상, 어시스트상, 수비상 등 대회 4관왕을 차지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2-05-1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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