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집념이 현대캐피탈 살렸다

[프로배구] 집념이 현대캐피탈 살렸다

입력 2012-04-03 00:00
수정 2012-04-0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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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포’ 문성민·수니아스 35점 합작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주포 문성민은 지난달 31일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1차전에서 2-3 역전패를 당한 직후의 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1, 2세트를 이겨 놓고도 졌지 않나. 다들 멍했다.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2차전마저 지면 1년 동안 고생한 게 날아가 버리니까 정신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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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하는 문성민 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플레이오프 남자부 2차전 현대캐피탈 대 대한항공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공격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공격하는 문성민
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플레이오프 남자부 2차전 현대캐피탈 대 대한항공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공격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확실히 1차전 패배가 약이 됐다. 현대캐피탈이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0(25-21 25-20 25-23)으로 꺾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현대캐피탈은 정규 시즌 상대 전적이 1승5패로 열세였지만 PO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고질적인 약점인 서브리시브 때문에 서브가 강한 대한항공에 항상 밀렸지만 이날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레프트 임동규와 리베로 박종영이 탄탄하게 받쳐 줬다. 대한항공 목적타의 대상인 문성민마저 55.5%의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했다. 장점이었던 높이는 여전했다. 현대캐피탈이 만들어낸 블로킹은 9개로, 대한항공(3개)의 3배였다. 여기에 문성민(19득점)과 수니아스(16점) 쌍포가 빵빵 터졌다. 1차전 왼쪽 다리 부상으로 걱정을 자아냈던 수니아스는 이날 선발 출전해 50%의 공격 성공률을 찍었다. “단기전은 집중력의 싸움”이란 문성민의 말처럼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무섭게 집중하고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반면 대한항공 선수들은 정규리그에서의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좀처럼 살려내지 못했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마저 “우리가 못해서 진 경기”라고 했다. 리시브를 담당하는 곽승석의 부재가 컸다. 발목 부상으로 1차전을 결장했던 곽승석은 이날 1세트 중반부터 뛰기 시작했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학민과 함께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마틴의 부진도 뼈아팠다. 공격 성공률이 38%(14득점)에 그쳤다. 신 감독은 “어깨가 좋지 않다.”면서도 “에이스가 못해 주면 이길 수가 없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1승씩을 나눠 가진 두 팀의 운명은 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결판 난다. 3차전 승자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와 맞붙는다.

천안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2-04-0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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