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쿼터에만 23점 뒤집기쇼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KGC인삼공사는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 올랐다. 그러나 동부의 ‘들러리’ 취급을 받았다. 심지어 동부의 4연승으로 싱겁게 시리즈가 끝날 거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동부가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기량이 워낙에 완벽했던 탓이었지만 저평가된 모습에 인삼공사 선수들은 독이 바짝 올랐다.챔피언결정 1차전부터 반란(?)은 예고됐다. 리바운드가 20개에 그쳐 동부(42개)의 절반도 안 됐지만 빠른 발로 박빙의 경기를 펼쳤다. 졌지만 선전했다. 이상범 감독은 “아쉽게 패했다. 동부가 못 넘을 산은 아니다. 기죽지 않고 어깨 펴고 싸우겠다.”고 큰소리쳤다.
29일 꼭 24시간 만에 다시 선 원주치악체육관. 이 감독은 “우리는 다리를, 심장을 믿는다.”며 젊은 팀의 빠른 트랜지션과 패기를 강조했다. 전날 진땀승을 챙긴 동부의 강동희 감독은 “상대의 속공에 흥분하지 않고 우리 템포를 찾아 세트오펜스를 하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인삼공사의 ‘젊은 피’에 힘으로 부딪히는 것보다 노련하게 ‘우리 흐름’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3쿼터까지는 동부의 ‘생각대로’ 됐다. 슈터 이광재가 3점슛 3개를 포함해 23점을 몰아치며 선봉에 섰다. 덕분에 3쿼터까지 6점(57-51)을 앞섰다. 그러나 인삼공사가 4쿼터에 폭발했다. 57-61로 4점을 뒤진 경기 종료 7분 1초전, 김태술의 3점포가 신호탄이었다. 오세근과 크리스 다니엘스가 연속골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역전에 성공했다. 4쿼터에만 23점을 넣으며 동부를 14점으로 묶었다. 불붙으면 무서운 패기였다. 동부는 박지현의 버저비터 3점포가 림을 외면해 연장으로 끌고 갈 기회를 놓쳤다.
결국 인삼공사가 동부를 74-71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트윈타워’ 다니엘스(22점 10리바운드)·오세근(19점 5리바운드)이 골밑을 잘 지켰고 김태술(14점 4어시스트 4스틸)·양희종(9점 9리바운드)의 활약도 빛났다. 3차전은 31일 인삼공사의 안방인 안양에서 이어진다.
원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2-03-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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