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의 ML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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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17 00:00
수정 2011-11-1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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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사무국서 정대현 신분조회 요청

정대현은 오래도록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얘기해 왔었다. 이미 대학 시절부터 미국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경희대 재학 시절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 국가대표로 나서 미국전에만 두번 등판했다. 예선에서 7이닝 무실점했다. 준결승에선 다시 6과3분의1이닝 2실점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정대현 잡기에 나섰다. 빅리그에서도 활용도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생소한 언더핸드 투구 자세에다 예측 불허 변화구를 장착했다. 그러나 정대현으로선 위험 부담이 컸다. 일단 프로행을 택했다. 이후 두고두고 이 순간을 아쉬워했다. “너무 서둘러 결정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지도 모르겠다.” 정대현의 독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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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정대현


2001년 프로 데뷔 뒤 어느덧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메이저리그를 향한 정대현의 꿈은 이제 이뤄질지 모르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정대현에 대한 신분 조회 요청을 해왔다. FA 신분이고 오는 20일 뒤 해외 구단과 협상과 계약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하나 혹은 그 이상의 팀이 정대현을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미 정대현도 미국과 일본 진출을 위해 각각 에이전트를 구해놓은 상태다.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일단 협상 테이블까지는 갈 걸로 보인다. 정대현은 “시장에 나가 내 가치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원소속구단인 SK와 우선협상 시기에 계약할 의사가 없다는 얘기다. 20일이 되면 SK를 뺀 국내 7개 구단은 물론 해외 구단과도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예전 아쉬움을 간직한 정대현으로선 폭넓고도 천천히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하게 되면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사례가 된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사례는 보스턴 이상훈과 뉴욕 메츠 구대성 둘이다. 그러나 둘 다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갔다. 아직 우리 프로야구는 선수를 미국에 직수출한 예가 없다.

이러면서 정대현의 몸값 폭등 조짐도 감지된다. 이미 국내 구단 가운데 정대현을 원하는 팀도 여럿이다. 여기에 미국까지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불펜 투수 정재훈이 원소속구단 두산과 4년 동안 최대 28억원(옵션 6억원)에 계약한 걸 생각하면 정대현의 몸값은 훨씬 뛸 가능성이 크다. 정대현은 “예전부터 해외 진출을 생각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감흥은 없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고 했다. 20일이면 치열한 정대현 영입 전쟁이 시작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11-1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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