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장염 증세로 치료를 받는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을 중동 원정 2연전에 부르지 않기로 했다.



조광래 감독은 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와슬 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기성용의 몸 상태가 계속 좋은 상황이 아니다”며 “10여 일 이상 훈련을 하지 못해 부상의 위험도 있어서 UAE전과 레바논전에 차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부터 장염 증세로 경기는 물론 훈련조차 하지 못한 기성용은 6일 귀국해 국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결국 대표팀의 중동 2연전에서 빠지게 됐다.

조 감독은 기성용의 빈자리를 홍정호(제주)에게 맡기는 파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홍정호는 지난 2월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적이 있다.

그는 “기성용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홍정호는 물론 이용래(수원)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컨디션이 좋아 기성용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이라며 “구자철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홍정호와 이용래에게 중원을 맡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성용 자리에 홍정호를 세워 수비적인 측면을 강화할 작정”이라며 “이정수(알 사드)와 곽태휘(울산)에게 중앙 수비를 맡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수와 곽태휘는 오래전부터 대표팀에서 중앙 수비로 호흡을 맞춰온 터라 수비라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조 감독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조 감독은 구자철을 섀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고 그 밑에 홍정호-이용래의 ‘더블 볼란테’를 운용하는 정삼각형의 중원라인으로 중동 2연전 승리를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비안정을 우선시하면서도 공격적인 마인드를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며 “그래야만 중동 2연전을 통해 최종예선 진출권을 확보하고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