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까지…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확산

국가대표 출신까지…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확산

입력 2011-05-26 00:00
수정 2011-05-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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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계의 승부조작 파문이 계속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주FC의 골키퍼와 대전 시티즌의 미드필더에 이어 상주상무에서 뛰던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김동현(27)이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25일 창원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소속 구단은 “김동현이 상무가 광주에서 상주로 연고지를 옮기기 이전인 지난해 프로축구 경기에서 승부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를 받은 것 같다”며 “김동현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 김동현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조사한 뒤 현역 군인 신분임을 고려해 일단 돌려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수사대상 중 한 명인 것은 맞지만 정확한 혐의내용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20세 이하 대표와 올림픽대표를 거쳐 국가대표로 A매치 6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은 유명선수다.

이 때문에 그가 실제로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한 광주FC와 대전 시티즌 선수가 브로커로부터 받은 돈이 각각 1억원과 1억2천만원으로 거액인 점을 고려해 다른 선수들에게 전달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프로축구계는 주로 시·도민 구단 등 재정이 열악한 팀의 선수들이 ‘검은 유혹’의 표적이 된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수사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국내 축구계에서는 승부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적지 않았고, 종종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연루자는 주로 연봉이 적은 하위리그 선수들이었지만, 이번에는 국가대표급 선수까지 거론된다는 점에서 축구 팬들이 받는 충격이 크다.

일각에선 구단이나 프로축구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미온적으로 대처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오른 선수 외에도 여러 구단에서 승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수도권의 한 팀은 선임급 선수가 포함된 몇몇이 승부조작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지난해 말 해당 선수들을 방출했다.

한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없이 팀을 떠난 선수들은 대부분 승부 조작과 연관이 있다”며 비리가 몇몇 구단이나 일부 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골키퍼가 적발된 신생팀 광주의 경우 검찰 발표 이전인 지난 19일 해당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최만희 광주 감독은 이에 대해 “밖에서 소문이 많아 팀을 위해 내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고 말했다.

K리그 강팀으로 분류되는 한 구단은 올해 새로 영입한 주축 선수가 전 소속팀에서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소문을 듣고 최근 자체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들은 이 같은 문제를 쉬쉬하며 근본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는 소홀히 한 것이 사실이다.

프로축구연맹은 또 소문만 있을 뿐 증거가 없다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과 올 시즌 개막 전 구단을 돌면서 승부조작과 관련한 예방 교육을 한 것이 고작이다.

검찰의 수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프로축구연맹은 26일 오후 16개 구단장이 모이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 회의에서 승부조작 비리를 근절할 방안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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