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감정에 복받친 눈물엔 어떤 뜻이

김연아 감정에 복받친 눈물엔 어떤 뜻이

입력 2011-05-01 00:00
수정 2011-05-0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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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13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경기가 끝난 30일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

아쉽게도 종합 2위를 차지한 김연아는 담담한 표정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그러나 은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부터 갑자기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하염없이 흘러내린 눈물은 손으로 닦아내기가 어려울 만큼 계속 샘솟았다.

김연아는 아예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펑펑 우는 모습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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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배신… 절망…  김연아가 29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첫날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지젤’에 맞춰 오묘한 감정이 섞인 매혹적인 표정 연기를 펼치고 있다. 모스크바 연합뉴스
사랑… 배신… 절망…
김연아가 29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첫날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지젤’에 맞춰 오묘한 감정이 섞인 매혹적인 표정 연기를 펼치고 있다.
모스크바 연합뉴스


김연아는 과거에도 몇 차례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던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메달 세리머니를 하던 중 눈물방울을 떨어뜨려 뿌듯하게 지켜보던 팬들까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열악한 훈련환경 탓에 늘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김연아가 지난날을 떠올리면서 드디어 해냈다는 자부심을 담아낸 눈물이었음을 팬들도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껏 최고의 연기를 했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확정 짓는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때의 눈물은 시니어 데뷔 이후 줄곧 추구했던 목표인 올림픽 무대에서 실수 없는 최고의 연기를 펼친 데 따른 감격의 표현이었다.

김연아도 “이제야 해냈다는 생각이 들자 속이 시원해져 눈물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날 또 눈물을 흘린 이유는 무엇일까.

김연아는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오랜만에 시상대 위에 섰다는 느낌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나서 김연아는 오히려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룰 것을 다 이룬 뒤 찾아온 허탈감에 시달리기도 했고, 또 국제대회에 출전해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망설임도 있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팬들과 다시 호흡하고 싶다는 열망에 이끌려 다시 빙판 위에 섰다.

그러고는 자랑스러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금만 더 실수를 줄였더라면 금메달을 손에 쥘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김연아는 시상식 후 한 기자회견에서 “그곳(시상대)에 서 있었다는 것 자체로 눈물이 났다”면서 “정확한 의미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줄줄 눈물이 났다.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오랜만에 시상대에 서 있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신도 모르게 쏟은 김연아의 이번 눈물은 기쁨과 회한의 표현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싶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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