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 “한시즌 더 뛰길 잘했다”

이규혁 “한시즌 더 뛰길 잘했다”

입력 2011-01-29 00:00
수정 2011-01-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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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한 시즌 더 뛰기로 한 게 정말 잘한 선택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만약 내가 그 대회를 TV로 지켜봤다면 무척 안타까웠을 겁니다.”

지난해 은퇴 갈림길에 섰다가 다시 링크에 서기로 한 이규혁(33.서울시청)의 말이다.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뒤 한동안 방황했던 이규혁은 요즘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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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향해      (아스타나=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제7회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8일 아스타나 실내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이규혁(왼쪽) 등 선수들이 적응훈련하고 있다.
금메달을 향해
(아스타나=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제7회 카자흐스탄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8일 아스타나 실내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이규혁(왼쪽) 등 선수들이 적응훈련하고 있다.


 이규혁은 지난 24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노골드’의 한을 말끔히 씻어버리면서 4번째 종합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비록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세계스프린트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선망하는 위업을 세웠다.이제 ‘빙상 맏형’에서 한국 빙상의 ‘전설’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관중의 호응도 높고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한 인기가 뜨거운 네덜란드에서 우승을 차지해 더욱 의미가 깊었어요.2008년 헤렌벤에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그런 점을 많이 느꼈어요.우승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대회입니다.”스프린트선수권대회는 이틀 동안 500m와 1,000m 두 종목을 각각 두 번씩 뛰고 나서 기록을 점수로 환산해서 종합 1위를 뽑는 대회다.

 이규혁은 첫날 500m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1,000m에서는 4위에 그쳤다.우승 전선에 초반부터 ‘노란 불’이 들어온 셈이다.

 이규혁은 “이전에도 이런 상황을 딛고 우승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이틀째 경기를 준비했다”라며 “만약 내가 처음 나간 대회라면 무척 당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흔들리지 않은 이규혁은 둘째날 500m에서 다시 1위를 차지하면서 우승의 9부 능선까지 다다랐다.마지막 1,000m 2차에서는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해 6위를 차지하면서 종합 1위를 확정했다.

 이규혁은 “2009년 대회 때 종합 1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1,000m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다”라며 “그때는 내 주종목이 1,000m라는 생각에 자신 있게 탔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이번에도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큰 실수를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 대회 때 우승했으면 당시 대회 3연패였다”라며 “심리적인 면에서 부담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스프린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자탑을 쌓은 이규혁은 이제 동계아시안게임 1,500m 3연패라는 또 다른 목표를 앞두고 있다.경기는 내달 4일 열린다.

 이규혁은 “솔직하게 1,500m 우승에는 욕심이 없다.요즘 500m 기록이 좋은데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는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고 주종목인 1,000m는 열리지 않는다”라며 “1,500m는 체력이 크게 필요한데 내가 도전하기에는 (나이가 많아) 시기가 지났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나는 1,500m를 뛰려면 무척 힘들다.(모)태범이 훨씬 유리한 셈”이라며 “그래서 편하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쟁쟁한 후배와 맞대결에서 이기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점에 대해서는 “작년에는 모든 국제대회에서 뭔가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지금은 후배가 잘해주니 내가 원하는 대회에만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라며 “그래서인지 작년 이맘때보다 힘이 더 비축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규혁은 지난해 은퇴를 하려다가 한 시즌만 더 뛰기로 결심했다.하지만 최근 워낙 성적이 좋은 탓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도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규혁은 “나는 다른 외국 선수들처럼 참가에 의미를 두고 올림픽에 나설 수는 없다”라며 “메달을 따야 하기 때문에 정상의 실력을 유지하고 있을 때 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성적이 좋기 때문에 예전 같았으면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라고 자신있게 말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내가 과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다만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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