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석 ‘부활 질주’… “동계AG 2연패 찜”

이강석 ‘부활 질주’… “동계AG 2연패 찜”

입력 2010-10-30 00:00
수정 2010-10-30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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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이상화 1위… 남녀 2위 모태범·이보라까지 발탁

“마음고생이 심해서 그래요.”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는 물음에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강석(25·의정부시청)이 대답했다. 그랬다. 이강석은 그동안 방황했다. 올해 초 동계올림픽을 앞뒀을 때만 해도 붕붕 떠있었다. 멋모르고 나간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그였다. 밴쿠버올림픽을 앞두고도 이규혁(32·서울시청)과 함께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금메달을 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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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500m ‘스프린터 트로이카’ 살얼음판 대결 승자는?  이강석(왼쪽)이 29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남녀종목별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선발전 첫날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문준(성남시청)과 경쟁하며 힘차게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빙속 500m ‘스프린터 트로이카’ 살얼음판 대결 승자는?

이강석(왼쪽)이 29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남녀종목별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선발전 첫날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문준(성남시청)과 경쟁하며 힘차게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밴쿠버는 이강석 편이 아니었다. 500m 1차 레이스를 앞두고 정빙기가 고장나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0.1초 싸움에서 경기 지연은 ‘독’이었다. 미묘하게 생체리듬이 어긋났다. 결국 0.03초 차이로 4위. 언론은 후배 모태범(21·한국체대)의 금메달에 환호했고, 맏형 이규혁의 올림픽 악연에 눈물 흘렸다. 이강석은 뒷전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마음을 잡지 못했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다. 웨이트와 러닝을 했지만 기계적으로 반복했을 뿐, 스케이트를 탈 몸은 안 만들어졌다. 본인 스스로 “넋이 나갔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한두 달이 흘렀다.

어느 순간 이유도 없이 몸이 좋아졌다. 스케이트날이 얼음에 박히는 감이 살아났다. 그리고 29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제45회 전국남녀종목별 빙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2위까지 내년 동계아시안게임(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출전권이 주어지는 터. 1000m 종목이 없어진 데다 국가별 출전선수도 2명(기존 3명)으로 줄어 ‘바늘구멍’이었다. ‘스프린터 트로이카’ 이규혁-이강석-모태범이 모두 출전했다. 그야말로 살얼음판 승부.

이강석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렸다. 출발부터 쉼 없이 얼음을 지친 그는 500m 2차 레이스에서 35초 05에 피니시라인을 끊었다. 1차 레이스(35초 29)를 합친 70초 34로 전체 1위. 모태범(70초 80)도, 이규혁(71초 46)도 제쳤다. 이강석은 모태범과 함께 내년 동계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이강석은 “태릉에서 몇 년간 스케이트를 탔는데 오늘 기록이 최고였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많이 힘들었는데, 집중력과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활짝 웃었다. “2007년 창춘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를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남자 500m에서 따낸 금메달은 제갈성렬(1996년·하얼빈)과 이강석(2007년·창춘), 둘뿐이다.

반면 밴쿠버올림픽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은퇴하고 싶다.”던 이규혁은 ‘일단’ 고배를 마셨다. 3위에 그쳐서다. 하지만 1500m를 향한 희망은 오롯하다. 중·장거리를 주종목으로 타온 이종우(의정부시청)와 이승훈(한국체대)에 모태범까지 도전장을 내밀어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되지만 아직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한편 여자 500m는 이상화(한국체대)가 1·2차합계 78초 55로 ‘절대강자’의 면모를 이어갔고, 이보라(동두천시청·79초 98)가 2위를 차지했다. 둘도 내년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남자 5000m에서는 이승훈(6분39초38)과 고병욱(6분44초48·이상 한국체대)이 대회신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우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자 3000m에서는 박도영(덕정고)이 1위(4분 21초 89)를 차지했고, 이주연(동두천시청)과 김보름(정화여고)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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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10-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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