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열정 리더십’ 빛났다

조광래 ‘열정 리더십’ 빛났다

입력 2010-08-12 00:00
수정 2010-08-1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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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축구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조광래 감독은 경기 내내 자리에 앉을 새도 없이 시종일관 벤치 앞에서 열정적으로 지시를 내리며 승리를 지휘했다.

체감온도가 섭씨 30도를 훨씬 웃도는 열대야 더위에 경기 직전 한차례 비까지 쏟아져 후텁지근한 가운데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조광래 감독은 일찌감치 양복 상의를 벗어 던지고 벤치 앞에 버티고 섰다.

전반 5분 박지성의 침투 패스를 받은 윤빛가람의 슛과 2분 뒤 역시 박지성의 발끝을 떠난 날카로운 패스에 이은 최효진의 슛이 아쉽게 빗나갔지만 조 감독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또 전반 12분 프리킥 상황에서 기성용의 킥을 곽태휘가 헤딩슛한 게 크로스바를 살짝 넘으면서 아쉽게 골 기회를 놓치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격려하기도 했다.

잠시 자리에 앉아 숨을 돌리던 조 감독은 전반 16분 경남FC 시절 ‘수제자’ 윤빛가람이 강한 오른발 슛으로 고대하던 선제골을 성공시키자 그대로 벌떡 일어나 오른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며 환호했다.

하지만 처음 A대표팀에 합류한 어린 선수들이 과도하게 흥분하지 않도록 곧바로 자제시키는 등 냉철한 모습도 보여줬다.

전반 26분 프리킥 상황에서 칼루 우체가 올린 볼을 오뎀윙기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내자 벤치에는 잠시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조 감독은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손짓과 고함으로 지시를 내리며 분위기를 다스려갔다.

전반 44분 터져 나온 최효진(서울)의 결승골로 후반전에는 마음을 놓을 만도 했지만 조 감독은 리드하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자리에 앉지 않았고 이승렬(서울)과 홍정호(제주), 조용형(알 라이안) 등을 두루 투입하는 용병술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틈날 때마다 백지훈 등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선수들을 벤치 가까이에 불러들여 상대 선수를 맞이할 때 움직임 등을 세세하게 당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후반 막바지 잠시 거세진 나이지리아의 공세에 잠시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조 감독은 결국 마지막 휘슬이 울리고서야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로 인사를 나누며 데뷔전 승리를 만끽했다.

한편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4만300여명의 관중이 찾아 새 사령탑의 데뷔전 승리를 열띤 응원과 함께 지켜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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