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내일이 없는 ‘벼랑 끝 승부’를 펼치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이 15일 한화와 경기에서는 ‘왼손잡이 2루수’라는 새 영역을 개척했다.
김성근 감독은 0-5로 뒤지다 맹추격을 펼쳐 8회말 기어코 7-7 동점을 만든 뒤 9회초 수비부터 1루를 보던 박정권을 2루로 돌렸다.
김 감독은 뒤집기를 노리느라 엔트리에 등록된 야수 요원을 다 썼고 결국 무릎이 아픈 오른손 야수 이호준을 1루로 돌리고 수비가 좋은 왼손 박정권을 2루에 배치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선보였다.
마무리 이승호가 9회초 삼진 3개로 이닝을 마쳤기에 망정이지 박정권이 타구를 처리했다면 진기명기로 오랫동안 남을만한 장면이었다.
SK는 9회말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8-7 대역전승을 일궜다.
고육책에서 나온 김 감독의 희한한 선수 기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6월 KIA와 경기에서는 연장 12회까지 투수와 야수를 모두 소진하자 대타로 투수 김광현이 섰고 마운드에는 3루수 최정이 오르기도 했다.
은퇴한 조웅천은 어떤 날은 마운드 대신 외야에서 글러브를 낀 채 서 있기도 했다.
김 감독을 잘 아는 구단의 한 관계자는 “김 감독이 워낙 승부에 몰입하다 보니 이길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남들이 좀처럼 생각하지 못한 작전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기발한 수를 쓴다고 해서 다 통하는 건 아니다.4년째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춰 ‘야구 기계’들로 변신한 SK 선수들이니까 가능하다.
날마다 ‘생존게임’인 김 감독의 지론을 충실히 따른 덕분인지 SK 선수들도 올해 더 독해졌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 정규 시즌 막판 19연승을 내달렸지만 무승부가 KIA보다 많아 2위에 머물렀고 그 여파로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되면서 ‘1승’에 대한 소중함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는 것이다.
미국프로야구에서도 왼손 내야수가 종종 출현하기도 했다.
뉴욕 양키스가 자랑하는 왼손 타자 돈 매팅리도 주 포지션인 1루가 아닌 2루수로 출장한 적이 있다.
1983년 방망이에 송진을 규정 이상으로 많이 바른 ‘송진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양키스의 승리를 뒤집고 재경기 결정이 내려지자 ‘괴짜’ 빌리 마틴 양키스 감독은 매팅리를 왼손 2루수로,투수 론 기드리를 중견수로 내보내고 재경기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쇼’적인 측면이었을 뿐 SK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포지션 파괴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김성근 감독의 작전이 찬사만 받는 것만은 아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3일 LG와 경기에서는 3-10으로 뒤져 사실상 승부가 기운 8회 에이스 김광현을 대타로 내보내 야구 원로들로부터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선수를 다 써서 고육책을 짜내야 했던 15일 상황과는 달랐기에 비난의 강도도 거셌다.
냉혹한 승부의 현장에서 이기기 위한 선수 기용이 관전 재미를 북돋는 진풍경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파격적인 장면이 자주 연출되면 의도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이 늘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김성근 감독은 0-5로 뒤지다 맹추격을 펼쳐 8회말 기어코 7-7 동점을 만든 뒤 9회초 수비부터 1루를 보던 박정권을 2루로 돌렸다.
김성근 SK 감독
마무리 이승호가 9회초 삼진 3개로 이닝을 마쳤기에 망정이지 박정권이 타구를 처리했다면 진기명기로 오랫동안 남을만한 장면이었다.
SK는 9회말 정규 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8-7 대역전승을 일궜다.
고육책에서 나온 김 감독의 희한한 선수 기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6월 KIA와 경기에서는 연장 12회까지 투수와 야수를 모두 소진하자 대타로 투수 김광현이 섰고 마운드에는 3루수 최정이 오르기도 했다.
은퇴한 조웅천은 어떤 날은 마운드 대신 외야에서 글러브를 낀 채 서 있기도 했다.
김 감독을 잘 아는 구단의 한 관계자는 “김 감독이 워낙 승부에 몰입하다 보니 이길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남들이 좀처럼 생각하지 못한 작전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기발한 수를 쓴다고 해서 다 통하는 건 아니다.4년째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춰 ‘야구 기계’들로 변신한 SK 선수들이니까 가능하다.
날마다 ‘생존게임’인 김 감독의 지론을 충실히 따른 덕분인지 SK 선수들도 올해 더 독해졌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 정규 시즌 막판 19연승을 내달렸지만 무승부가 KIA보다 많아 2위에 머물렀고 그 여파로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되면서 ‘1승’에 대한 소중함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는 것이다.
미국프로야구에서도 왼손 내야수가 종종 출현하기도 했다.
뉴욕 양키스가 자랑하는 왼손 타자 돈 매팅리도 주 포지션인 1루가 아닌 2루수로 출장한 적이 있다.
1983년 방망이에 송진을 규정 이상으로 많이 바른 ‘송진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양키스의 승리를 뒤집고 재경기 결정이 내려지자 ‘괴짜’ 빌리 마틴 양키스 감독은 매팅리를 왼손 2루수로,투수 론 기드리를 중견수로 내보내고 재경기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쇼’적인 측면이었을 뿐 SK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포지션 파괴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김성근 감독의 작전이 찬사만 받는 것만은 아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3일 LG와 경기에서는 3-10으로 뒤져 사실상 승부가 기운 8회 에이스 김광현을 대타로 내보내 야구 원로들로부터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선수를 다 써서 고육책을 짜내야 했던 15일 상황과는 달랐기에 비난의 강도도 거셌다.
냉혹한 승부의 현장에서 이기기 위한 선수 기용이 관전 재미를 북돋는 진풍경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파격적인 장면이 자주 연출되면 의도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이 늘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