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 시비

[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 시비

입력 2010-04-02 00:00
수정 2010-04-0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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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규 심판판정 항의하다 시즌1호 퇴장 애매한 기준… 존 확대 후 판정잡음 잦아

결국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2010시즌 개막 4경기 만이다. 시즌 시작 전부터 우려가 많았다. 좌우 공 반 개씩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때문이다. “스트라이크존이 지나치게 넓어졌다.”, “스트라이크존 기준 설정이 애매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 결국 발생했다. 기준이 애매하다. 문제는 이제 시작으로 보인다.

광주에서 열린 KIA-삼성전. 삼성 강봉규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시즌 1호 퇴장을 당했다. 강봉규의 항의는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것이었다. 강봉규는 홈 플레이트에서 벗어난 바깥쪽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고 여겼다. 스트라이크 판단은 심판 고유 권한이다. 항의 사항이 아니다. 항의로 스트라이크가 볼로 번복되는 경우는 없다. 선수 누구나 그런 사실을 안다. 그런데 강봉규는 강하게 항의했다. 왜 그랬을까.

문제는 바깥쪽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특히 바깥쪽 공 판정을 놓고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이미 여러 타자가 “지나치게 넓다. 주심마다 판정도 오락가락해 감을 잡기도 힘들다.”고 불평하던 참이었다. 경기 전 홈팀 KIA 조범현 감독도 “존이 지나치게 넓다. 시범경기에서는 시행착오로 봤지만 이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말 그대로 됐다. 강봉규는 주심의 삼진 판정 직후 “공이 너무 빠졌다.”고 했다. 실제 화면 상으로 공은 홈플레이트를 벗어난 것으로 보였다. 배트 박스 라인 위를 걸치고 지나갔다. 타자로선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애매해진 기준이다. 말이 공 반 개지 명확한 기준 설정이 어렵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은 홈플레이트 위를 지나가야 한다. 그게 원칙이다.”고 했다. 그러면 명확하다. 그런데 홈플레이트 크기가 바뀌진 않는다. 주심들은 가상의 선을 공중에 설정해야 한다.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자연히 주심에 따라 판단기준이 달라진다. 물론 주심 성향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것도 야구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주관적 판단의 폭이 너무 넓어졌다.

KBO 이사회가 너무 쉽게 결정했다.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에 들어갔다. 처음부터 분쟁의 씨앗을 안고 있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앞으로 애매한 판정은 이어질 테고 불만은 쌓일 수밖에 없다. 문제가 누적되면 폭발력이 커진다.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면 작은 일에도 민감해진다. 상황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팬들도 조금씩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코칭스태프들은 아직 참고 있지만 곧 문제를 제기할 태세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시즌 내내 계속될 문제이기 때문에 영향이 어디까지, 어떻게 미칠지 짐작이 안 간다. 쓸데없는 분란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날 강봉규는 헬멧을 벗어 더그아웃에 집어던졌다. 화가 날 대로 났다는 얘기다. 원래 강봉규는 점잖은 선수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광주·대전·잠실·목동 우천취소 1일 오후 6시30분부터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KIA-삼성(광주), 한화-롯데(대전), LG-SK(잠실), 넥센-두산(목동) 경기가 모두 비로 취소됐다.
2010-04-0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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