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덕에 한숨 돌린 허정무호

새내기 덕에 한숨 돌린 허정무호

입력 2010-02-14 00:00
수정 2010-02-1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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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무호가 ‘도쿄대첩’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위기를 넘겼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0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을 3-1로 꺾었다.

 중국과 2차전에서 어이없는 0-3 참패를 당해 궁지에 몰렸던 허정무 대표팀 감독도 일단 한숨 돌렸다.

 ◇이름값보다는 오직 실력!

 이날 일본을 누른 데에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 주역인 대표팀 막내 이승렬(서울),김보경(오이타)과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우승 멤버 김재성,신형민의 공이 컸다.

 이승렬은 5번째,김보경과 김재성은 4번째,신형민은 3번째 A매치였다.

 이승렬은 이동국(전북)과 함께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측면 미드필더 자원인 김보경은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한일전이 주는 무게에도 스물한 살의 이승렬과 김보경은 주눅이 들지 않고 제 기량을 뽐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32분 이동국의 페널티킥 동점골을 이끌어낸 것도 둘이었다.

 이승렬의 스루패스를 받아 김보경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돌파해 들어가자 일본 수비수 우치다 아쓰토가 반칙으로 막아내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전반 38분 터진 결승골은 이승렬이 직접 만들었다.이승렬은 골문을 등진 상황에서 패스가 연결되자 오른발로 살짝 공을 돌려놓아 방향 전환을 하고서 미드필드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다.

 일본 수비수 나카자와 유지의 몸에 맞고 공이 굴절되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지만 골키퍼 나라자키 세이고가 전진한 것을 보고 과감하게 슈팅한 이승렬의 판단이 돋보였다.

 허 감독은 지난 중국과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 자원 오장은(울산),김두현(수원)을 좌,우측면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중앙수비수 이정수(가시마)를 왼쪽 풀백에 세웠다가 낭패를 봤다.

 제자리가 아니다 보니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했고,팀 전체의 조직력도 흔들렸다.

 허 감독은 이날도 포항에서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뛰던 김재성을 오른쪽 미드필더로 내보냈다.

 하지만 김재성은 윙플레이어로도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올해 스물일곱 살로 지난달 잠비아와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으로 치른 늦깎이 태극전사 김재성은 지칠 줄 모르고 측면을 오르내리며 공격과 수비에 힘을 보탰다.전반 막판에는 날카로운 프리킥도 선보였다.

 게다가 후반 25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공을 일본 골문 모서리로 차넣어 쐐기골까지 터트려 승리에 한 몫 단단히 했다.김재성에게 공을 배달한 것은 김보경이었다.

 중앙 미드필더 신형민도 미드필더진이 강한 일본과 중원 싸움에서 묵묵히 궂은 일을 해냈다.

 주장을 맡았던 김정우가 후반 초반 퇴장당한데다 만회를 노린 일본이 총공세에 나서 한국은 허리싸움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신형민의 소금 같은 역할은 이어졌다.

 이날 이승렬,김보경,김재성,신형민의 활약은 선수 선발의 제1원칙은 ‘이름값이 아닌 실력’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우왕좌왕 수비는 여전!

 대표팀은 중국과 2차전에서 수비 조직력에 심각한 허점을 노출했다.

 상대의 배후 침투에 속수무책이었고,2대1 패스와 개인기에 수비벽은 뻥뻥 뚫렸다.

 이날도 포백 수비,특히 중앙수비의 불안은 여전했다.

 수비수끼리나 미드필더 간은 물론 심지어 골키퍼와 호흡에서도 엇박자가 보였다.

 수비에서 공을 차단해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 역시 정확하지 못했다.그냥 생각 없이 걷어내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무엇보다 강민수가 전반전에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장면이나 김정우가 후반 6분 경고 2회로 퇴장당하는 장면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저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 만큼 무모했다.

 수비수라면 위험 지역에서 플레이에 늘 조심스러워야 한다.반면 경험도 많고 이날 주장 완장까지 찼던 김정우가 위험 지역도 아닌 센터서클에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하는 모습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날 경기가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마지막이 아닌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였다고 생각하면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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