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올 시즌 프로축구판에서 ‘최대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포함, 벌써 13경기를 치렀지만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11승2무. 보다 못한 장외룡 감독의 인천이 “무패 수원이 우리의 컵대회 첫 승 제물이 될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인천은 14일 프로축구 K-리그 컵대회 5라운드에서 수원을 홈구장으로 불러들인다. 올시즌 첫 대결이다. 또한 무패 행진을 저지해야 할 K-리그 나머지 구단의 염원을 안은 대결이다. 현재까지 수원의 무패 가도에 희생양이 되지 않은 팀은 인천 외에 포항, 전남, 광주뿐이다. 나머지 팀들은 정규리그에서 성남이, 컵대회에서 경남이 무승부로 패하지 않은 것이 최고 성적이다. 수원 차범근 감독이 “자만이 우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수원의 기세는 욱일승천에 가깝다. 현재 K-리그 연속경기 무패 기록은 1991년 대우(현 부산·13승8무)와 1997년 전남(11승10무)의 21경기다. 인천으로서는 지난 2005년 10월 이후 수원과 만난 6경기에서 당한 연속 무승(2무4패)의 수모를 씻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있다. 또한 최근 4경기 홈무승(2무2패)도 떨쳐 내야 한다. 정규리그와 달리 컵대회에서는 신인 등 벤치멤버의 컨디션을 점검하면서 ‘투 트랙’으로 운용한다고 하지만 2무2패로 A조 꼴찌에 머물고 있는 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인천은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다. 장 감독은 정규리그 7골로 두두(성남·9골)에 이어 득점 2위에 오르며 잔뜩 물이 올라 있는 라돈치치(25)와 보르코(22), 김상록(29)을 앞세워 수원의 굳게 닫힌 골문을 풀어 헤치며 수원 독주를 저지하고 추락한 자존심을 세운다는 복안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08-05-14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