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 심장’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생애 첫 결승전과 아시아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출전을 눈앞에 뒀다.
박지성은 30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벌어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07∼08 대회 준결승 2차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맨유의 1-0승리에 앞장섰다.1차전을 0-0으로 비겼던 맨유는 이날 폴 스콜스의 결승골로 98∼99시즌 이후 9년 만에 결승에 오르는 감격을 안았다.
맨유는 첼시-리버풀(1일 새벽 3시45분)전 승자와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단판 승부로 우승컵을 다툰다. 같은 리그에 속한 팀끼리 결승을 치르는 건 첫 대회인 55∼56시즌 이후 세 번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끼리는 역시 사상 처음. 한국 선수로 대회 결승에 진출한 건 박지성이 처음. 또 박지성이 결승 그라운드에 나설 경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챔스리그 결승전을 뛰는 선수가 된다.
최초로 결승에 진출한 선수는 98∼99시즌 바이에른 뮌헨(독일) 소속이던 이란의 영웅 알리 다에이. 하지만 그는 맨유와의 결승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 뛰지는 못했다.
최근 챔피언스리그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해 낸 박지성은 이날 맨유 선수 중 최장거리인 1만 1962m를 뛰어 현지 언론으로부터 ‘상식을 뛰어넘는 스태미나’란 극찬을 받았다. 전반 12개, 후반 10개의 패스 시도 중 성공하지 못한 것은 단 2개로 패스성공률은 90.9%. 전반 3개, 후반 5개의 가로채기도 빛났다.‘스카이스포츠’는 8점의 높은 평점을 매겼고, 일간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팀내 최고인 9점을 부여했다.
이 신문은 “단지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이었다.”며 “전반에는 골을 넣을 뻔했고, 루이스 나니가 반드시 성공시켰어야 할 빛나는 크로스가 인상적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9년 만의 정상을 벼르는 맨유만큼 박지성 역시 ‘더블(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동시 제패)’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 모두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은 정규리그 두 경기도 모두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리그에 좀 더 집중해 좋은 경기를 하면 더블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맨유가 대회 정상에 오를 경우,UEFA컵과 함께 유럽의 양대 클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아시아 첫 우승 선수는 모두 한국에서 나오게 된다.79∼80시즌 차범근(현 수원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와 87∼88시즌 바이엘 레베쿠젠에서 UE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20년 뒤, 박지성은 아시아 축구사를 새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