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서 가장 많은 관중은 지난해 4월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서울전의 5만 5397명. 평일인 데다 비중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컵대회인지라 그날 만큼의 폭발적 열기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이날 오후 8시 같은 경기장에서 정규리그와 컵대회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원(3승1무)과 서울(2승2무)이 하우젠컵 2라운드에서 격돌, 시즌 최고의 빅매치를 연출한다.
영화 ‘우생순’의 실제 주인공인 임오경(37) 서울시청 여자핸드볼 감독이 시축에 나서고 여자배구 챔피언에 오른 GS칼텍스 선수들도 관중석을 찾아 같은 GS스포츠 소속인 서울을 응원한다.
둘의 라이벌 의식은 뿌리가 깊다. 서울의 전신 안양 소속이었다가 프랑스에 진출한 뒤 수원으로 복귀했던 서정원을 놓고 법정다툼을 벌였던 것을 시작으로 한때 수원에서 사령탑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김호 전 감독과 조광래 전 감독의 날카로운 신경전 등 여러 요소가 가지를 치면서 두 팀의 서포터들은 항상 으르렁댔다. 여기에 지난해 세뇰 귀네슈 감독이 서울 지휘봉을 쥐면서 차범근 수원 감독과 ‘월드컵 사령탑’ 경쟁의식까지 겹쳐져 감정의 골은 더욱 깊이 팼다.
역대 전적에서는 수원이 19승13무15패로 앞서고, 지난 시즌에도 3승1패(컵대회 1패 포함)로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이 지난달 30일 대구FC전에서 나란히 골을 터뜨린 데얀과 김은중, 여기에 박주영과 이청용, 이을용, 이민성이 뒤를 받치는 초호화 공격진을 풀가동, 지난해와 크게 달라졌다.
수원은 경기당 2.5골의 득점력에 2골만 내준 촘촘한 수비를 자랑한다. 에두(3골), 이관우(2골), 서동현(2골), 신영록, 안효연, 박현범(이상 1골) 등으로 득점원이 분산된 것도 차 감독으로선 반길 대목.
한편 시즌 4연패의 시름에 잠긴 전북은 울산을 홈으로 불러 연패 탈출을 꾀하고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천은 시즌 1승1무2패의 부진에 빠진 경남을 상대로 홈 3연승을 겨냥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