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창인촨 “출마예상자 다 압니다”

화교 창인촨 “출마예상자 다 압니다”

입력 2010-03-04 00:00
수정 2010-03-0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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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뛰어넘어 외국인 권익 확대돼야”

 “다들 가게 일로 때문에 바쁠테지만 경남지역 화교 대다수가 투표하러 갈 겁니다.”

 경남 마산화교협회 창인촨(常仁傳.57) 회장은 4일 “‘6.2 지방선거’에 투표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뿐 아니라 중국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다른 화교들 모두 가게 일을 잠시 접고 지역민으로서 참정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부모님은 중국 산둥성(山東省)에서 건너왔지만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줄곧 마산.창원권에서 살아온 창 회장에게 투표는 아직까지 낮설기만 하다.

 그를 비롯해 경남에만 500여명의 화교들이 살고 있지만 국적이 대만이어서 총선이든 대선이든 몇년전까지만 해도 아예 선거 자체를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만 역시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아 그동안 한번도 투표를 해보지 못했다.

 그러다 2006년 5월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영주권을 취득한 뒤 3년이 지난 19세 이상 외국인에 한해 지방참정권이 주어지면서 투표가 강건너 불구경하는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이 됐다.

 당시 선거일에 자신이 운영하는 중국음식점 ‘국일성’(國一城)에서 10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창원시 의창동 민원센터에서 대만국적인 아들(31),딸(28)과 함께 난생처음으로 투표라는 것을 해봤다.

 “너무 감격스러웠죠.살면서 투표를 할 수 있었다는게..그런데 외국인 등록증을 갖고 투표를 하려니 선거사무원들이 신기하게 바라보데요.한국인과 다름없는 사람이 외국인 등록증을 내미니까..”그의 경험담처럼 창 회장을 비롯한 화교들은 한국을 고향으로 생각하면서도 살아오는 기간 내내 선거와 거리가 멀었던 애환을 갖고 살아왔다.

 6.2 지방선거가 두번째 투표권을 행사하는 기회인 만큼 선거에 대한 관심도 누구못지 않게 높다.

 창원.마산.진해시가 통합돼 출범하는 통합 창원시의 시장 출마예상자 이름을 술술 외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함께 뽑고 1,2차로 나눠 4장씩 투표를 하는 ‘1인8표제’가 도입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정치참여 기회가 더욱 확대돼 한국사회에서 외국인으로 살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이 하나하나씩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외국인이 아닌 지역민으로서 바라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죠.어린애들도 갖고 있는 휴대전화도 한국인이 아니라서 개통하기 힘들고 사고로 장애자가 되어도 장애등급도 못받고..병원비도 외국인이어서 비싸게 받더군요”실제로 그가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한국인인 부인 명의로 돼있고 형님을 비롯해 가족 가운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두 명이나 되지만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국적이 아니라서 죽은 뒤 시신을 납골당에 모시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불편때문에 창 회장의 자녀들도 대만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얻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그는 “투표한다고 바로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만 불편한 점들이 점차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더 나아가 대만과 대한민국 두개 국적을 갖는 이중국적을 정부가 하루빨리 허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먹고 사는 일 때문에 6.2지방선거에 대해 잘 모르는 화교들도 있을 수 있어 공문을 띄워 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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